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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벨 생수 늘어나는 이유는 '친환경'만이 아니었다 [트렌드]


뚜껑 외 제품 구별 어려운데도 무라벨 제품 찾는 소비자라면 "브랜드 충성도 높아"
MZ세대 팝업스토어, 유명 모델 기용, 친환경 캠페인 등으로 이미지 제고에도 한몫

[아이뉴스24 김성화 기자] 생수시장에 무라벨 제품이 늘어나고 있다. 브랜드 홍보에는 다소 효과가 낮을 수밖에 없는데도 생수 제조업계가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친환경 추세에 호응하면서도, 소비자가 직접 찾아 구매하는 충성도 높은 제품군이라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생수시장 1위 브랜드인 제주삼다수는 9월 국내 생수 제품으로는 최초로 무라벨 제품에 QR코드를 도입한 '제주삼다수 그린'을 출시한다.

제주삼다수 QR코드 제품 이미지. [사진=제주개발공사]
제주삼다수 QR코드 제품 이미지. [사진=제주개발공사]

제주삼다수는 업계 최초로 적용하는 QR코드가 제품 정보를 보여 주면서도, 다른 제품과 구분될 수 있는 특징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R코드 제품은 정부가 2026년부터 생수 제품을 무라벨 제품으로 모두 전환하도록 함에 따라 도입된 결과물이다. 업계에서는 2020년 1월 롯데칠성음료가 국내 최초 무라벨 생수인 '아이시스8.0 ECO' 출시에 이어 2021년 제주삼다수와 백산수, 강원평창수가 무라벨 제품을 선보이며 일찍감치 대비에 나섰다.

그동안 생수 제조업체들은 무라벨 제품 주요 유통채널로 대형마트에 집중해 왔다. 무라벨 생수를 낱개로 판매하면 뚜껑색 외 제품 간 구별을 하기 어렵고, 그러다보면 브랜드보다는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진단했다. 더욱이 최근에는 대형마트나 편의점도 무라벨 PB 생수 제품을 내놓으면서 제품이 많아져 구분하기 더 어려워 졌다.

이와 달리 묶음 상품 위주의 대형마트는 겉에 띠를 두르거나 6개 단위 소포장으로 겉면에 제품을 구분할 수 있는 표식을 넣을 수 있었다.

하지만 친환경 흐름이 대세로 떠오르고, 분리배출을 위해 라벨을 일일이 제거하지 않아도 되는 무라벨 제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결국 소비자들이 제품 간 구분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브랜드를 찾아 구매하도록 하는 것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이달 초 강남구 신사동에 오픈한 팝업스토어 ‘BE:CYCLING(비사이클링)’은 제주삼다수가 MZ세대를 타깃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 꾸민 이벤트다. 제주도의 빗물이 제주삼다수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형상화한 지하 1층과 함께 SNS에 민감한 MZ세대들을 타깃으로 다양한 포토존으로 꾸민 2층으로 구성했다.

앞서 제주삼다수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마련한 '제주삼다수 테마파크'로도 MZ세대를 겨냥한 기획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제주삼다수는 1020세대부터 3040세대까지 인지도가 높은 아이유를 브랜드 최초로 4년 연속 광고모델로 기용하고 있으며, 올해도 4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다.

농심 또한 다양한 세대에게 백산수 이름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 박서준을 모델로 발탁했다. 또 디즈니코리아와 협업해 330㎖ 백산수 제품에 디즈니 캐릭터 이미지를 삽입한 콜라보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생수 주 구매층은 20대 이상지만, 330㎖은 어린이들도 자주 마신다는 점에 착안해 디즈니 캐릭터로 영유아 연령대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마케팅이었다.

업계 2위인 롯데칠성음료는 2월 수원지에 따라 '아이시스 평화공원 산림수'와 '아이시스 지리산 산청수'로 구분됐던 브랜드를 '아이시스'로 통합하며 소비자들이 좀 더 쉽게 브랜드를 기억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롯데칠성음료는올해 사회적기업인 스프링샤인의 작가와 협업해 멸종위기 해양생물에 대한 경각심을 깨우치는 '리멤버 미 캠페인', '거문도 해양 스테이션' 해양 생태계 보전 활동 후원, 저소득 또는 고령 국가유공자 보훈가족에게 생수 아이시스를 후원하는 활동 등을 펼치며 친환경과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심어주는데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생수시장은 고객 충성도가 높게 작용하는 시장으로, 대부분 한 번 먹던 것을 계속 먹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무라벨 제품이 등장하면서 가장 고심했던 건 어떻게 우리 제품임을 알릴까 하는 부분이었는데, 생수는 오프라인에서 구입하는 비중도 높은 만큼 브랜드 충성도를 높여 소비자가 스스로 찾도록 하는 게 장기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화 기자(shkim06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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