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미국에서 최근 8개월간 꿀벌 수억 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면서 양봉업계가 큰 위기에 처했다.
![미국에서 최근 꿀벌 수억 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면서 양봉업계가 큰 위기에 봉착했다. [사진=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https://image.inews24.com/v1/1256b0b5c18e37.jpg)
30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 영국 가디언 등 보도에 따르면 미국 양봉 관련 비영리 단체인 '프로젝트 아피스 엠(Project Apis M)'이 미국 내 양봉업자 7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겨울 벌떼의 평균 62%가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에 참여한 양봉업자들이 관리하는 꿀벌은 미국 전체의 약 68%를 차지하며, 꿀벌 수는 약 183만5000개에 달한다.
대형 양봉업자인 블레이크 슈크는 자신이 운영하는 양봉장에서 꿀벌 수만 마리가 집단 폐사한 것을 발견했다. 그는 "이번처럼 꿀벌이 많이 폐사한 것은 처음"이라며 "이번 사태가 사상 최악의 꿀벌 폐사라는 것을 자료가 보여준다"고 말했다.
문제는 꿀벌 대량 폐사가 단지 양봉업계에 국한된 사안이 아니라는 점이다. 꿀벌은 꿀 생산뿐 아니라 미국에서 재배되는 과일, 견과류, 채소의 약 75%에 수분(受粉)을 담당하고 있어, 꿀벌이 사라지면 농업 생산 전반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예를 들어, 꿀벌의 수분을 통해 1에이커(4046㎡)당 900~1천360㎏의 아몬드가 생산되지만, 꿀벌의 수분이 없으면 1에이커당 90㎏밖에 나오지 않는다.
![미국에서 최근 꿀벌 수억 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면서 양봉업계가 큰 위기에 봉착했다. [사진=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https://image.inews24.com/v1/3dc8933fe310f5.jpg)
슈크는 "만약 꿀벌 폐사가 지속된다면, 미국의 식량 소비 방식 자체가 바뀔 수밖에 없다"며 "매년 꿀벌의 80%를 잃는다면 양봉산업은 생존이 불가능하고, 농업에 필요한 수분 활동도 유지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경고했다.
또, "이는 단순히 양봉업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식량 안보와 직결된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꿀벌 집단 폐사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서식지 감소 △살충제 사용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 A&M 대학교의 줄리아나 랭글 곤충학 교수 역시 "서식지 파괴와 기후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수는 있지만, 현재까지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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