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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지배구조 개편 '바람'


배경엔 책임경영 강화⋯한미·JW중외 등 주총서 조직 재정비 예고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오너 체제에서 벗어나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는 반면, 성과 기반의 오너 경영을 공고히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잇달아 전문 인력을 영입하고 있다. 오너 3세를 중심으로 한 세대교체도 이뤄지고 있다.

경영권 분쟁 끝낸 한미그룹…'베테랑' 김재교 전 메리츠 부사장 영입

한미그룹은 오는 26일 정기 주총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조직을 재편할 계획이다. 오너 일가의 모녀와 형제가 경영권을 두고 1년여 동안 이어온 분쟁에 마침표를 찍고, 기존의 오너 경영 체제를 종료하려는 것이다.

앞으로는 전문경영인이 독립적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오너일가 등 대주주들은 경영에 직접 개입하지 않은 채 감독 역할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이는 글로벌 제약사 머크의 경영 방식과 유사한 형태다.

이를 위해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이달 초 김재교 전 메리츠증권 부사장과 심병화 전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를 각각 부회장과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창업주의 장녀인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진입하지만, 대표이사는 김재교 부회장으로 내정됐다. 핵심 계열사인 한미약품은 박재현 대표 체제를 그대로 유지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메리츠증권 제공]

김재교 부회장은 제약업계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온 베테랑으로, 제약산업과 투자산업에 대한 깊은 전문성을 갖춘 인사로 평가된다. 그는 1990년 유한양행에 입사해 30년 이상 경영기획, 글로벌 전략, 인수합병(M&A), 기술수출 등 주요 업무를 총괄해왔다. 특히 2018년에는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를 기술수출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이후 2021년 메리츠증권에서 바이오벤처 투자 본부를 이끌며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1조 클럽' 입성 성공…보령家 3세 김정균 단독 체제 본격화

보령은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고 기존 김정균·장두현 각자 대표 체제에서 김정균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장 대표는 이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개인 사유로 사임했다. 기존에는 장 전 대표가 제약 사업을, 김 대표가 우주 사업 등 신사업을 담당했으나, 이번 체제 전환으로 김 대표가 제약 사업까지 총괄하게 됐다.

보령은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 대표와 김성진 최고전략책임자(CSO) 등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창업주 김승호 회장의 손자로, 삼정KPMG에서 근무한 뒤 2014년 보령제약에 합류했다. 이후 전략기획, 생산관리, 인사 등 핵심 부서를 거쳐 2017년 보령홀딩스 사내이사 겸 경영총괄을 맡았고, 2022년 보령 대표로 선임됐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김정균 보령 대표이사. [사진=보령 제공]

업계에서는 김 대표의 경영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는 대표 취임 이후 2023년 매출을 전년 대비 13% 성장시켰으며, 지난해에는 18.3% 증가한 1조17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보령이 연간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은 1963년 창립 이후 61년 만이다. 회사 측은 이러한 성과가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제품군의 시장 확대, LBA(License, Buy, and Alliance) 전략을 통한 항암제 사업 성장, 공동판매 전략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창사 이래 첫 여성 리더…'R&D 전문가' 함은경 총괄사장, JW중외제약 사내이사 합류 예고

JW중외제약은 26일 열리는 정기주총에서 함은경 총괄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함 총괄사장이 사내이사로 합류하면 신영섭 대표이사와 함께 JW중외제약을 이끌어갈 가능성이 크다. 또한 함 총괄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이는 회사 창사 이래 첫 여성 리더 탄생이 된다.

현재 함 총괄사장은 JW그룹의 최고개발책임자(CDO)도 겸임하고 있다. 그는 약 40년 동안 그룹에서 일해 온 전통 'JW맨'으로 꼽힌다. 서울대 제약학과를 졸업한 뒤 JW중외제약에 입사해 개발 전문가로 성장했다. 이후 JW중외제약에서 개발팀장과 수액마케팅팀장을 역임했으며, JW중외제약·JW홀딩스·JW생명과학 등 지주사 및 계열사에서 비서실장, 경영기획실장 등을 거쳤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함은경 JW중외제약 총괄사장. [사진=JW중외제약 제공]

CDO는 회사의 연구개발(R&D)과 보유 기술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에 따라 함 총괄사장이 앞으로 JW중외제약의 신약 개발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영섭 대표는 JW중외제약 의약사업본부를 이끌어온 마케팅 전문가다. 함 총괄사장이 사내이사로 합류하면, 신 대표는 마케팅과 영업 분야에 집중하고, 함 총괄사장은 R&D 역량을 강화하며 신약 개발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편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을 지속가능하게 운영하기 위한 필수적인 변화"라며 "최근 국내외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중요한 투자 기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책임경영'에 대한 요구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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