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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美·日 상장 대박, 1조5천 현금 어디에 쓰나


AI봇·현지화 서비스 투자…글로벌 메신저 '승부수'

[성상훈기자] 네이버 자회사 라인 주식회사가 미국과 일본 동시 상장에 성공했다. 이번 상장을 통해 조달한 1조5천억원 수준의 자금은 인공지능과 봇(BoT)기술에 투자될 전망이다.

앞으로 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4개국을 중심으로 '스마트 포털'로 승부수를 띄운다는 전략인 것. 글로벌 메신저로 거듭날 지도 주목된다.

라인은 지난 15일 일본 도쿄 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했다. 국내 시간으로 이날 새벽 라인은 미국 뉴욕 증권 거래소에도 상장했다.

도쿄 증권거래소 상장 첫날 시초가 4천900엔(5만2천400원)에 거래를 시작, 4천345엔(4만6천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는 3천300엔(3만5천300원)이었다.

앞서 마감된 뉴욕 증시 데뷔전도 성공적이었다. 공모가는 32.84달러(3만7천200원)로 상장 첫날 27% 급등한 41.58달러(4만7천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날 한국에서는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이 2년여 만에 외부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고 네이버의 글로벌 시장 전략을 발표했다. 일본에서는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 최고경영자(CEO)가 역시 현지 언론 간담회를 갖고 향후 전략을 발표했다. 라인 상장 성공과 함께 글로벌 공략의 포문을 연 것.

라인은 이번 상장을 기점으로 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4개국 시장 선점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현지 특화된 모바일 메신저를 넘어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 포털'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인공지능(AI)·봇(Bot) 대대적 기술 투자 예상

라인은 이번 상장을 통해 1조5천여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은 스마트 포털 완성을 위한 파트너십, 인공지능, 봇 서비스 개발을 위한 기술 투자 등 크게 세가지 분야에 중점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라인은 지난 4월에도 AI 봇을 활용한 스마트폰 콜센터 구축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에는 페이스북이 소셜미디어 AI 봇(메신저 M)을 발표한 지 1주일 후였기 때문에 관심의 집중도는 더 컸다.

지난달에는 구글이 AI 알고리즘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메신저 '알로'를 공개하면서 AI 봇은 메신저 시장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페이스북 메신저, 아시아에서는 중국 위챗이 라인 메신저의 최대 경쟁 상대다.

그러나 라인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2억1천800만명 수준으로 국내시장 절대강자 카카오톡보다 글로벌 MAU는 많지만 15억9천만명인 페이스북이나 6억5천만명인 위챗에는 여전히 못미친다.

전문가들은 라인의 AI 봇 서비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다른 메신저를 압도할만한 디딤돌이 되지는 못할 것으로 평가했지만 현지 특화된 다양한 로컬 서비스가 합쳐진다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 CEO는 "AI 봇은 구글이나 페이스북도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지만 라인은 AI 봇으로 어떻게 사용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관점에서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올 가을 라인 콜센터라는 이름으로 전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도 라인으로 간편하게 지원받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해진 의장이 이날 국내에서 "기술 투자가 최우선"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같은 라인의 행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철저한 현지화로 아시아 점령 목표

라인은 경쟁 서비스 대비 강점으로 게임, 뉴스, 음악 등 콘텐츠 서비스와 결제, 아르바이트 찾기, 택시 서비스 등 생활 서비스를 스마트폰에서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이를 폭넓은 '스마트 포털' 형태로 더욱 확장하겠다는 것.

시장 전략의 1순위는 '철저한 현지화'다. 이를테면 태국에서 먼저 시작한 배달 서비스 '라인맨'이나 대만에서 현지 결제 서비스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웹툰을 서비스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학교 친구들과의 관계가 강한 지역 특성상 같은 학교에 다니는 '친구'를 찾는 기능을 통합 하는 등 서비스 기능면에서 현지화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현지에서 2000년대에 인기를 끌었던 멜로 영화 주인공들이 라인을 통해 재회하는 CF를 공개하기도 하는 등 인도네시아에 특화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일본, 대만, 태국은 라인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인도네시아는 아직 2위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블랙베리 메신저의 경우 다른 지역에서 점유율이 낮아 적극적인 업데이트가 적어 아직 기회는 충분하는게 라인측 설명이다.

현지화 전략은 지난 5월 태국에서도 발표된바 있다. 라인은 태국과 대만에서만 '라인TV'를 서비스하고 있다. 지난해 1월 태국에서 처음 선보였던 라인TV는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를 무료로 스트리밍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

유튜브보다는 네이버tv캐스트와 흡사하며 태국에서는 8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다. 태국 현지 드라마, TV 버라이어티쇼, 뮤직비디오 등이 제공되고 있으며 지난해 배우 소지섭, 김지원 주연의 웹드라마 '좋은날'을 독점 상영하기도 했다.

700만 다운로드를 넘어선 '라인뮤직'도 태국 제1미디어 그룹 GMM 등 현지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태국 내 최다 음원을 보유하며 현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강자로 급부상했다.

이같은 철저한 콘텐츠 서비스 현지화 전략이 태국에서 급격히 점유율을 올릴 수 있었던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해진 의장은 "해외로 나가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 라인의 성공을 이끌었다"며 "지금까지 해외 성공 사례가 거의 없었던 만큼 그것을 이루기 위해 너무나 많은 이들의 헌신이 있었고 그들에게 감사한다"고 전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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