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차기 여신협회장 자리에 3년 만에 관 출신 인사가 앉게 됐다. 카드 수수료 등의 민감한 이슈가 산적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당국과의 협상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크다.
1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7일 차기 여신협회장 최종 후보에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선정했다.
◆'가교와 스피커 사이'
김 후보는 경력의 대부분을 공직에서 보낸 관 출신 인사다. 행정고시 25회에 합격해 재무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후, 금융위 금융정책국장과 사무처장을 거쳤다. 이후 예금보험공사 사장과 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연구소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관 출신 인사인 만큼 업계는 김 후보가 정부와의 협상에서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통상적으로 민간 출신 인사는 업권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는 한편, 관 출신 인사는 정부와의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관 출신이다 보니 업계와 당국 사이에서 가교 역할도 잘 해주고 협상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행시 동기라는 점도 최종 후보로 선출된 것에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민 논란은 업계 상황이 엄중하다는 신호"
이 같은 분위기엔 민간 출신인 현 협회장에 대한 업계의 실망도 한몫했다. 카드 수수료 인하 등 카드업계에 굵직한 이슈가 관통하는데도 업권을 잘 대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차기 여신협회장의 출신에 이목이 쏠리는 것 자체가 업계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방증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에 현안이 산적한 만큼, 차기 여신협회장의 어깨는 무겁다.
카드 수수료 인하 등으로 올해 카드업계가 볼 예상 손실은 8천억원 정도다. 반면 수익 보전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카드 수수료 하한제' '레버리지 규제 완화' '부가서비스 축소' 논의는 아직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여기에 카드·캐피탈사의 신사업 발굴에도 앞장서야 한다.
한편 '관 출신 여신협회장 반대' 의견을 표명했던 노동조합은 차기 여신협회장 선임 절차가 완료되면 공식적으로 면담을 요구해 우려 사항을 전달할 예정이다.
두성학 사무금융노조 여수신업종본부장은 "민이든 관이든 그간 업권을 충분히 대변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이 금융당국이 주도해 이뤄진 만큼, 관료 출신 인사가 자리에 앉으면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있겠냐는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여신금융협회는 오는 18일 임시총회를 열어 찬반 투표로 최종 협회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협회에 따르면 여태까지 총회에서 탈락한 후보자는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차기 협회장의 임기는 3년이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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