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대한스키협회가 지난달 '뇌물공여죄'로 실형 선고를 받고 구속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대한스키협회장직을 실형 확정 전까지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6일 롯데 등에 따르면 신 회장은 2014년 11월부터 대한스키협회장을 맡아왔으며 2020년 12월에 임기가 만료된다.
6살 때부터 스키를 탄 신 회장은 회사 업무 못지 않게 대한스키협회장 자격으로 스키 발전에 앞장 서 왔으며, 회사 업무 못지 않게 대한스키협회 활동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왔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재판과 경영 활동으로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스위스에 직접 방문해 FIS 집행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집행위원들에게 평창동계올림픽을 홍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신 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선고공판에서 재판부가 'K스포츠재단에 롯데가 낸 70억원'을 두고 제3자 뇌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신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하면서 대한스키협회장직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대한스키협회 정관에 따르면 임원이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5년이 경과되지 않은 자'에 해당되는 경우 당연히 퇴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신 회장은 현재 1심 밖에 진행되지 않은 상황으로, 협회 측은 실형 확정 전까지 신 회장의 회장직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대한스키협회 관계자는 "신 회장은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았지만 항소를 한 상태여서 회장 직무가 아직까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며 "실형이 확정되기 전까지 회장직은 유지되지만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라 직무는 정지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대한체육회는 '회원종목단체의 임원이 해당 단체의 운영 이외의 범죄사실로 구속되었을 경우 그 직무가 정지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신 회장도 이에 따라 지난달 13일부터 대한스키협회장으로서 직무가 정지됐다.
앞서 대한핸드볼협회를 맡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재판 기간 중 직무가 정지됐다가 2014년 2월 대법원 상고심에서 징역 4년이 확정되면서 협회장에서 잠시 물러나기도 했다. 이후 한정규 SK텔레콤 부사장이 직무대행을 맡았다. 최 회장은 2015년 8월 사면되면서 복귀설이 흘러나왔고 결국 2016년에 다시 협회장에 추대됐다.
업계 관계자는 "핸드볼, 스키 같은 비인기종목 스포츠들은 업체가 많은 돈을 투자해 기여하는 바가 큰 만큼 관련 협회에서 이들의 존재감은 상당하다"며 "롯데가 그동안 스키 발전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대한스키협회 내 신 회장의 영향력도 큰 만큼 향후 실형이 선고된다고 해도 협회 측에서 롯데와 관련되지 않은 사람을 협회장으로 새롭게 교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