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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 유증 논란 지속…경영권 강화 포석론도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 확대 과정과 무관치 않아
차후 3형제로의 인적분할을 위한 준비라는 해석도
소액주주 불만에 김동관 대표 등 경영진 자사주 매입

[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조 6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회사는 급성장하는 해외 방산·해양 시장 선점을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하지만 주가가 급락하며 소액주주의 반발을 사고 있다.

업황이 좋아지면서 수주 잔고가 쌓이고 영업이익도 급증하며 주가가 급등한 시점에서 굳이 대규모 유상증자로 소액주주에 손을 벌리는 걸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한화 계열사간 지분 정리와 맞물려 이번 유상증자도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삼형제의 승계구도 마련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온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한화솔루션]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 수주잔고가 32조 4000억원 가량 쌓여 있고, 향후 2년간 6조원대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현금 흐름이 양호해 굳이 유상증자를 하지 않아도 자체 자금이나 채권 발행 등으로 필요한 투자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회사의 선택은 대규모 유상증자였다. 회사가 발표한 3조 6000억원 유상증자는 국내 자본시장에서 단일 회사 기준으로 역대 최대다. 종전까지 최대 기록은 지난 2022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증을 통해 조달한 3조 2000억원이었다.

회사는 이에 앞서 한화에너지·한화에너지싱가포르·한화임팩트파트너스가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7.3%를 1조 3000억원에 매수한 바 있다. 이 매수는 당시 김동관 부회장 등 한화 3형제의 승계구도를 위한 지분정리 차원으로 분석되었다.

한화 계열사 지배구조[그래픽=조은수 기자]

한화 그룹의 지분구도 상 3형제로의 경영승계를 위해서는 비상장 회사인 한화에너지가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형제 중 맏이인 김동관 부회장이 이 회사의 지분 50%를 갖고 있고, 차남과 3남이 각각 25%씩 갖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특히 그룹 지주회사 격인 (주)한화의 지분을 22% 가량 보유하고 있다. 또 김승연 회장과 3형제 그리고 한화에너지가 (주)한화를 통해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에너지 등이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7.3%를 1조 3000억원에 매수해줌으로써 한화에너지에 총알을 충전해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소액주주들의 불만은 이 지점에서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오너 일가의 경영승계구도 마련을 위해서는 1조3000억원을 쓰면서도, 미래 사업 투자를 위해 소액주주들에게 손을 벌려 결과적으로 주가가 급락했다는 비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업황 상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하지만 계열사간 지분정리가 진행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유상증자 시점과 방식에 대해서는 다른 의도도 있지않겠느냐는 반응이 나온다.

한화그룹은 현재 김동관(방산·에너지)·동원(금융)·동선(유통) 삼형제 체제로 승계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들 삼형제는 한화에너지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데 한화에너지는 사실상 지주회사격인 ㈜한화 지분 22.15%를 보유 중이다. 다시 ㈜한화는 방산, 금융, 유통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현재 ㈜한화 지분은 김승연 회장(22.65%)과 동관(4.91%), 동원(2.14%), 동선(2.14%)등 3형제가 나누어 갖고 있다. 한화에너지도 22.15%를 갖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비상장 상태이며 동관(50%), 동원(25%), 동선(25%)이 100%를 보유하고 있다.

결국 3형제로의 경영 승계는 한화에너지의 영향력을 확대한 뒤 이를 ㈜한화와 합병하고 다시 분할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지난해 7월 공개매수에 이어 같은해 12월 고려아연으로부터 ㈜한화의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서 ㈜한화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중이다.

㈜한화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증에 참여할 지도 관심 거리다. 참여하지 않으면 지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번 유상증자에서 ㈜한화의 몫은 1조원 안팎이다. ㈜한화의 지난해 말 별도 기준 현금성 자산은 3700억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한화가 유증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 삼형제들의 계열사 지분이 정리돼 있지 않아 기업분할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사업성보다는 승계구도를 가속화하기 위해 주주들의 이익을 심대하게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화 관계자는 이같은 지배구조 개편 전략과 관련해 모두 이사회 결의 사항이라 어떤 답변도 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주가가 급락하고 소액주주의 불만이 커지자 김동관 전략부문 대표이사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식을 약 30억 규모로 매수하기로 했다. 또 손재일 사업부문 대표이사와 안병철 전략부문 사장도 유상증자에 따른 우리사주 매입과 별도로 각각 약 9억 원(약 1450주), 8억 원(약 1350주) 규모로 매입하기로 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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