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나기자] '송민순 회고록'이 정치권을 강타했다. 참여정부 시절 유엔(UN)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과정에서 북한에 의견을 물은 뒤 기권을 결정했다는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 회고록 내용을 놓고 여야가 정면충돌했다.
새누리당은 더민주 유력 대선주자이자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를 겨냥, "북한과 내통했다"고 비판하며 대야(對野) 총공세를 폈다. 더민주는 이를 '종북몰이', '색깔론'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에 나섰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정일의 결재를 받아 외교·안보 정책을 결정했다는 송민순 회고록이 사실이라면 대한민국 주권 포기이자 심대한 국기 문란 행위"라며 "국정조사, 청문회, 특검, 검찰 수사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국민 앞에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회고록 내용과 관련해 문 전 대표에게 10가지 공개 질문을 제시하고 답변을 요구했다. 또 "양심선언과 같은 회고록을 보면서 진보 좌파들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 한·미 FTA 반대 등 이해할 수 없는 종북 행태들이 어떤 커넥션 하에서 벌어졌는지 이해가 된다"고 꼬집었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이 북한의 지시를 받은 종북세력들, 현재 야당의 일부 강경파들에 의한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문 전 대표가 생각하는 내용들을 야당 강경파들이 말하고 있는 것인지 명확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노무현 국기문란 반역행위 국정조사특위를 즉각 구성해야 한다. 문 전 대표는 국민 앞에 공개 사죄하고 정계 은퇴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강석호 최고위원은 "문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된다면 사드 배치를 김정은에게 물어보고 결정할지도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추미애 더민주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말이 있다. 세계 지도자들은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주도할지 머리를 맞대고 있는데 우리나라 대통령과 집권당, 검찰 권력은 환멸스러운 종북몰이 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추 대표는 "최순실 게이트를 덮으로 새누리당이 우리 당 대선 후보를 상대로 흠집내기, 명예훼손을 서슴치 않고 있는 것"이라며 "더민주는 문 전 대표 뿐 아니라 우리 당 대선 후보에 대한 흠집내기에 강력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주 최고위원은 199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이회창 후보 측이 북측에 판문점에서 총격시위를 요청한 '총풍 사건', 2011년 이명박 정부가 북측에 돈봉투를 건네며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를 유도했다는 의혹 등을 거론하며 "북한과 내통한 과거 사례"라고 주장했다.
최인호 최고위원은 "새누리당 정권이 행한 내통 의혹부터 철저하게 밝혀라. 왜 남의 당 전 대표에게 내통이라고 시비를 거느냐"라며 "대통령 지지율이 최저치를 경신하자 청와대 출장소장 역할을 자임하는 집권당 대표의 모습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원회의에서 "문 전 대표가 명확한 이야기를 했었으면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을 갖는다"면서도 "시도때도 없이 정부 여당, 청와대에서 색깔론으로 매도하려는 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더민주를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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