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오는 18일 상장을 앞두고 있는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의 적정주가 산정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증권사들이 제일모직에 대한 목표주가를 7만원에서 10만원까지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일모직은 지난 11일까지 진행된 일반공모 청약 과정에서 사상 최대인 30조원의 청약증거금을 끌어모으며 증권가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제일모직의 공모가는 5만3천원. 시장의 관심은 이제 상장 첫날 제일모직 주가가 어느 정도까지 오르느냐에 쏠려 있다.
첫 거래일에 공모가의 두 배에서 시초가가 결정된 뒤, 상한가까지 기록한다면 제일모직은 장중 12만1천900원까지 주가 상승이 가능하다. 공모가 대비 130%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 상장된 삼성SDS의 경우에도 장중 이 같은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장외시장에서 제일모직의 거래 가격이 10만원 내외에서 형성돼 있는 등 시장에서 기대하고 있는 제일모직 주가와 공모가의 차이가 크다 보니, 증권가에서는 제일모직의 적정주가를 제시하는 데 고민스러운 모습이다.
특히 제일모직의 경우 영업가치에 대한 기대보다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더 크기 때문에 더욱 더 적정가치 산정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증권가에서 제시하고 있는 목표주가 중 최고가인 10만원에서 주가가 형성된다면, 제일모직의 주당순익비율(PER)은 무려 62.5배에 달하게 된다. 코스피 평균 PER이 10배 내외인 것에 비교하면 지나친 고평가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메리츠종금증권은 단순히 순이익 기준으로 기업가치 평가를 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향후 삼성그룹 지배권을 승계받을 3세들의 지분이 제일모직에 집중돼 있고, 그룹 계열사 내부시장(캡티브 마켓)을 통한 영업부문 성장의 잠재력도 크다는 판단이다.
또 지분가치를 반영한 주당순자산비율(PBR)로 보면 2.6배에 불과해, 같은 지배구조 수혜주로 꼽히는 현대글로비스 4.1배, SK C&C 2.9배에 비해 비싼 가격이 아니라고 풀이했다.
김영우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모회사와 자회사 간 가치를 구분해 합산하는 방식(SOTP)으로 산정한 적정주가는 10만원인데, 이것은 용인 부동산 가치 재평가를 고려하지 않은 가격"이라고 강조했다.
제일모직의 용인 부동산은 관광단지 개발에 따라 적게는 3조원에서 많게는 7조원까지 재평가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면 주가가 이보다 더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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