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한때 시장을 주름잡던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 시대가 마침내 저물고 있다.
세계 TV 1위 삼성전자에 PDP 패널을 공급하던 삼성SDI가 PDP 사업을 철수한다고 발표하면서 삼성전자도 내년부터 PDP TV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위 LG전자도 PDP사업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
PDP의 강력한 대안이 된 LCD가 굳건한 입지를 확보하면서 PDP TV는 브라운관(CRT) TV에 이어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1일 삼성SDI는 PDP TV 수요 감소에 따라 11월30일부터 PDP사업부문 영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삼성SDI 측은 "PDP TV 수요 감소에 따라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며 "앞으로 소재와 에너지 관련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도 PDP TV 사업 철수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국내에 PDP TV 신제품을 내놓지 않았고, 해외 일부 지역에만 출시했다. 내년부터는 삼성 PDP TV 신제품을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안은 없다"면서도 "삼성SDI가 PDP TV 사업을 접는 시점(11월30)부터는 PDP TV 신제품 출시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전자는 "확정된 바가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지만 철수 시점을 고려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LG전자는 지난 2001년 경북 구미에 PDP 생산라인 3곳(A1·A2·A3)을 뒀다. 그러나 PDP 수요가 감소하자 지난 2008년 A1라인은 태양 전지 분야로 용도를 변경했고, A2 라인은 지난 2012년 가동을 중단했다. A3라인도 관련 설비를 연내에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PDP TV사업을 접게 되면서 PDP TV는 브라운관 TV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3년 처음 등장한 PDP TV는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화질과 대형화가 쉽다는 장점을 무기로 LCD TV와 주도권 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삼성전자·LG전자·샤프 등이 LCD TV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시장은 점차 LCD TV로 기울어져갔다
여기에 2009년 LCD에 두꺼운 백라이트 대신 광원으로 LED를 탑재한 LED TV가 등장, TV 두께를 혁신적으로 줄이면서 PDP TV의 입지는 더욱 줄었다.
이에 지난 2008년 히타치, 2009년 파이오니아가 PDP TV 사업에 백기를 들었다. 급기야 지난해 PDP TV 최대 생산업체였던 파나소닉이 PDP TV 사업을 철수한다고 발표했고 삼성·LG까지 손을떼면서 PDP TV 시장은 성장동력을 상실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PDP TV 출하량은 1천30만6천200대로 전체 TV 시장(2억2천518만700대)에서 4.5%에 그쳤다. 올해 PDP TV 출하량은 500만대 규모로 축소가 예상된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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