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기자] 글로벌 기업들이 클라우드 기반 기업용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를 내놓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의 클라우드 도입률이 저조한 상황이라 시장 활성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SAP 등의 글로벌 기업들은 클라우드 환경 확산에 발맞춰 기존의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365 뿐 아니라 전사적자원관리(ERP)와 고객관계관리(CRM) 애플리케이션인 '다이나믹스' 제품군을 국내 통신서비스 사업자의 인프라를 활용해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SAP코리아는 통신서비스 사업자와의 협력을 통해 ERP와 CRM, HCM 솔루션을 클라우드 상에서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하나(HANA) 데이터베이스도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기 위해 국내 통신사와 협의 중이다.
SAP코리아는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클라우드'라는 사업 조직을 신설했다.
한국오라클의 경우에는 인적자원관리(HCM) 솔루션과 재능관리(Talent Management) 솔루션인 탈레오를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하는 사업을 이제 막 시작한 상황. 지난 5월 대규모 고객세미나를 개최한 이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으며 데이터센터가 확보되는 대로 SaaS 비즈니스를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오라클은 아직 국내에 데이터센터 거점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싱가폴에 SaaS 비즈니스를 위한 데이터센터를 구축중이다. 일본에서는 마케팅 솔루션인 라잇나우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를 준비 중이며, 호주에서는 기존 데이터센터 외에 하나의 데이터센터를 더 구축하고 있다. 한국오라클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있는 데이터센터를 통해 국내 서비스를 할 것인지, 아니면 국내 파트너사의 데이터센터를 통해 사업을 진행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중이다.
◆국내 기업 문화, 클라우드에 여전히 보수적
이같이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에서도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는 사업을 시작했지만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들 기업들 조차도 "자원을 빌려쓴다는 개념에 고객들이 아직은 낯설어 하고 있어 시장 개척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SaaS의 경우에는 클라우드 서비스 중 가장 고도화된 형태다. SaaS는 기본적으로 하드웨어와 관련 플랫폼이 제공돼야 클라우드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에 하드웨어 인프라 서비스(IaaS)와 플랫폼 서비스(PaaS)를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여전히 하드웨어 중심의 IaaS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 국내 기업들은 데스크톱 가상화나 서버 가상화 등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 구축에 더 관심이 많으며 소프트웨어를 빌려쓰는 퍼블릭 클라우드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VM웨어와 포레스터컨설팅이 공동으로 조사한 지난 해 아태지역 클라우드 리서치 분석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도입률은 32%로 조사대상 10개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아태지역의 클라우드 도입률인 42% 보다 낮은 수치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중인 한 업체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정보 자원을 자사의 시스템 테두리 안에 두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해 외부의 자원을 빌려쓴다는 것에 거부감이 있다"면서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는 스토리지 SAN 기술이 지원되지 않는 등 자체 시스템 구축 대비 70~80%의 기술 수준이라 불안정성 문제도 클라우드 활성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관계자도 "보안 문제나 시스템 장애 등을 염려하는 고객들도 있다"면서 "국내 기업들은 다른 국가의 고객들과 달리 데이터센터 위치와 맞춤 제작(커스터마이징) 요구가 많기 때문에 SaaS 비즈니스가 어려운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기업들 클라우드 장점 알리기에 애써
이에 대해 글로벌 기업들은 클라우드의 장점을 적극 알려 시장의 오해를 불식시킨다는 입장이다.
SAP코리아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돈을 은행에 맡기는 것이 집에 보관하는 것 보다 훨씬 안전하고 이익이라는 것을 알게 됐듯이 클라우드 서비스 또한 고객들이 클라우드의 장점을 인지하게 되면 시장이 활성화 될 것"이라면서 "현재는 중소기업들 중심으로 사용하고 있는 SaaS도 향후 대기업 시장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는 "별도의 인프라 구축 없이 쓴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면 되는 SaaS는 비용 효율성 뿐 아니라 업무의 유연성과 인프라 확장성을 보장한다"면서 "특히 라이선스비와 유지관리 비용을 고민하고 있는 기업들에게는 SaaS가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오라클 관계자는 "클라우드 기반 재능관리 솔루션인 탈레오의 경우 오라클이 인수하기 이전에도 수많은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2014년 회계연도에는 SaaS 비즈니스를 본격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SaaS를 제공하고 있는 국내 통신업체 한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서비스 출시 전 회사 내부에서 충분히 써보고 보안과 기술 검증을 끝내 대외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기업들과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통해 국내 SaaS 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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