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6일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지원을 선언하자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측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 나왔다.
안 전 후보가 사퇴 선언 기자회견과 캠프 해단식에서 문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만큼, 지원 선언도 예견된 수순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대선이 10여일 앞으로 바짝 다가온 가운데 안 전 후보가 문 후보의 유세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 자체만으로도 판세가 요동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단 박 후보 측은 그동안 취해 온 선거 전략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민생을 챙기는 준비된 여성 대통령론'을 전면에 내세워 표밭을 다지면서 문 후보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주목할만한 점은 박 후보 측이 막판 대선정국의 타겟을 '안철수 지지층'으로 정했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를 상대로 박빙 우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지지율은 '45% 박스권'에 갇혀 있다. 대선 승리를 위해선 6% 가량의 지지율을 더 얻어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전례없는 보수층 결집이 이뤄진 이번 대선에서 박 후보가 승부수를 띄울 계층은 결국 중도·무당파다. 이들 중 대다수가 안 전 후보 지지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박 후보는 '안풍(安風)'에 대응하기 위한 카드로 '안철수'를 택한 모양새가 된 것이다.
박 후보가 이날 경기 남부권 방문을 시작으로 전체 유권자의 절반이 몰려있는 수도권 공략에 본격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수도권은 안 전 후보에 대한 지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이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수도권을 찾을 기회가 적었던 박 후보는 '수도권→지방→수도권→지방' 방식의 일정으로 앞으로 남은 13일 중 절반 가량을 수도권에 할애할 계획이다.
박 후보는 경제위기에 민감한 수도권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하기 위해 '민생 대통령론'을 전면에 내걸고 ▲가계부채 해결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 ▲0~5세 무상보육 등 '중산층 재건 프로젝트'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박 후보는 경기 남부권 유세에서 "국민 여러분의 근심과 걱정을 덜어드리는 '민생 대통령'이 되겠다. 민주당 정권이 무너뜨린 중산층 복원을 정책의 제1과제로 삼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한구 원내대표가 정치쇄신특별위원회(위원장 안대희)와의 협의를 거쳐 안 전 후보가 내놓은 정치쇄신방안인 '국회의원 정수 축소'를 민주통합당에 전격 제안한 것 역시 '안심(安心) 끌어안기'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안철수 지지층'을 놓고 벌어지는 박 후보와 문 후보의 막판 승부에서 누가 승리를 거머쥘지 귀추가 주목된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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