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현기자] "지금 엠텍비젼의 상황은 시스템 솔루션에서부터 매출을 내기 시작했던 초기 사업모델하고 비슷한 상황입니다. 시스템 솔루션 매출부터 차근차근 회복해서 내년 이후에는 다시 칩 매출 비중이 솔루션 매출을 앞지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성민 엠텍비젼 사장은 지난 31일 분당 삼평동 엠텍IT타워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업이 예상과 달리 활성화가 안 됐기 때문에 사업 침체에 대한 극복안이 완성되지 못했다"며 "내부 구조를 개선하고 기존 사업을 활성화시켜서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재무구조가 많이 안 좋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가산동 사옥 매각으로 재원 마련이 가능했고 내부적으로도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계획을 갖고 있지만 아직 공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2008년 매출 1천634억원, 영업이익 107억원을 기록하는 등 성장가도를 달리던 엠텍비젼은 외환파생상품(KIKO)으로 인한 손실과 신사옥 건설비용 등을 떠안으면서 지난해 매출 333억원, 영업손실 499억원의 부진을 겪었다. 주력이었던 멀티미디어프로세서(MMP)와 휴대전화 카메라용 이미지시그널프로세서(ISP) 제품 매출도 스마트폰 시대를 맞으면서 저조했다.
이성민 사장은 "최근 3년간 2천300여억원의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며 "현재 부채가 1천200여억원 정도 되고, 부채와 신사옥으로 인한 자산평가가 비슷한 수준이다. 앞으로의 방향은 기술만 갖고 있는 회사에서 다시 시작하는 모습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아직까지 많이 안정화됐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기본적으로 최악의 위기상황은 넘겼다"며 "건물이 원활하게 가동되는 것도 이슈상황이었는데 건물이 지난해 12월 무사히 준공됐고 신제품들이 제때 나와줬다. 조금씩 일정이 지연되긴 했지만 큰 무리없이 발매돼서 자리를 잘 잡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6월 한 달을 반등의 기로로 보고 있다. 1분기에도 23억원의 영업손실이 나긴 했지만 ISP 매출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고 IP를 활용한 전략적 제휴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올해에도 적자를 내면 코스닥시장본부에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위기에 처한 것도 회사가 고삐를 바짝 쥐게 하는 한 가지 요인이다. 관리종목에 지정되면 대용증권 및 신용거래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성민 사장은 전략제품인 800만 화소 ISP에 대해선 "제품이 나와서 실험을 하고 있다"며 "사실은 시기적으로 늦게 나와서 이 제품이 기대한만큼 사업적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솔직히 반반이다"라고 털어놓았다.
"800만 화소가 이미 스마트폰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현재 저희 제품이 전력 문제나 화질적인 만족도에 있어서 100%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저희 제품이 시장에서 자리잡을 수 있을지는 8월 정도에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봅니다. 다만 화질을 향상하려는 노력 면에서 저희 ISP 같은 제품이 없습니다. 풀HD급에서 새로운 시장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엠텍비젼의 ISP 분야는 차량용 블랙박스 시장에선 차츰 성과를 거둬나가고 있다. 3분기부터는 스마트폰 시장 프로모션을 본격화해 스마트폰 부문을 다시 주력사업 분야로 되돌린다는 계획이다.
이성민 사장은 연말까지는 근거리무선통신(NFC)용 반도체와 ISP 신제품 매출 증대, 내년 이후로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서 활로를 찾을 계획이다. 그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부문에선 모바일카드가 곧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엠텍비젼은 NFC 리더기 사업 쪽에서 먼저 판로를 찾을 예정이다. 새로 완공한 엠텍IT타워 건물 전체를 NFC 서비스 제공을 위한 테스트베드로 꾸몄다.
"이 빌딩 내에서 이뤄지는 모든 비용 관리 서비스가 현금을 쓰지 않고 이뤄지는 형태입니다. 금주 중으로 커피숍, 출입, 보안 서비스가 모두 NFC 카드 서비스로 이뤄지게 할 예정입니다. 스마트폰이 활성화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엠텍비젼은 LG전자 등 10여개 회사가 공동으로 참여한 모바일 AP 개발 국책 과제에 전체 개발인력의 절반인 50여명을 투입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0년부터 개발을 시작한 모바일 AP는 내년 1분기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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