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이균성 특파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발머의 퇴진을 요구하는 주주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터져나왔다.
26일(현지시간) 비즈니스위크, 로이터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MS의 주주이자 영향력 있는 헷지 펀드 운영자인 데이비드 아인호른은 "스티브 발머는 과거에 머물러 있다"며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아인호른은 2008년 봄에 "리먼과 이 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스스로 문제를 알고 있다"며 "위험 자산들이 분식회계로 숨겨진 대차대조표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증자를 할 필요가 있다"고 사전에 경고했었다.
그런 만큼 MS에 대한 아인호른의 경고는 월가에서 울림이 크다.
그는 "스티브 벌머의 존재는 MS 주식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그가 물러나고 다른 누군가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스티브 발머는 지난 2000년 공동설립자인 빌 게이츠로부터 CEO 자리를 물려받았다.
아인호른은 또 "MS는 적자가 지속되는 온라인 비즈니스 분야에서 전략적 대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지금까지 MS는 온라인 분야에서 구글을 따라잡는 데 실패했다.
검색엔진인 '빙'과 웹 포털인 MSN 중심으로 구성된 온라인 사업부는 지난 분기에 7억2천6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 4년 동안 이 사업에서 까먹은 돈이 70억 달러이다.
빙의 경우 미국내 점유율이 지난 2년동안 8%에서 14%로 오르긴 했지만 구글의 점유율을 가져오지는 못했다. 구글은 65%다.
이처럼 아인호른이 스티브 발머에 대해 직격탄을 날린 것은 마이크로소프트가 급성장하는 인터넷과 모바일 분야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고, 장기간 주식이 정체 상태를 면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MS는 1990년대말에 시가 총액 측면에서 미국 IT 기업 가운데 1위였지만, 지난해 애플에 역전됐고, 최근 IBM에도 추월 당했다.
10년 전에 MS에 10만 달러를 투자한 사람은 지금 그 가치가 6만9천달러로 쫄아들어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MS가 인터넷 전화 업체인 스카이프를 인수하기로 한 뒤 2주일 만에 MS의 주가는 6% 가량 하락했다.
투자자들로서는 MS와 스티브 발머에게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아인호른 이전에도 사적으로 발머의 퇴진을 요구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았다. 그린라이트 캐피털은 MS 주식 900만주(0.11%)를 보유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미국)=이균성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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