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윤기자] SK가 다시 한 번 중국 정보통신 사업에 힘을 쏟는다. 국내 반도체 칩 설계 업체 엠텍비젼과 손 잡고 휴대폰용 부품 개발 및 공급을 추진한다. 장기적으로 휴대폰 제조사업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SK그룹 중국법인 SK차이나(대표 박영호)는 엠텍비젼과 공동 출자해 시스템반도체 전문기업 'SK엠텍'을 설립했다고 25일 발표했다.
SK는 2000년대 들어 중국 정보통신 시장에 지속적으로 문을 두들겼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SK는 지난 2005년 2천500만 달러를 투자해 중국에 휴대폰 제조 공장을 세웠다. 또 2006년에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3세대(3G) 이동통신 기술 협력에 협의하는 등 중국 이동통신 서비스에 공을 들였다. 두 사업은 매각 및 철수라는 결과로 빛을 보지 못했다.
SK는 SK엠텍을 통해 우선적으로 휴대폰 및 태블릿PC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통신용 베이스밴드 칩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오는 2016년에는 매출 4천억원을 올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여기서 더 나아가 SK엠텍을 통해 휴대폰 제조 사업까지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엠텍비젼은 통신용 베이스밴드 칩과 AP, 이미지센서 등 개발 능력을 갖춰 휴대폰을 만드는 데 큰 어려움이 없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
실제로 엠텍비젼은 올해부터 중국시장에 휴대폰 완제품을 공급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SK는 SK텔레시스를 통해서도 지난 2009년 국내서도 휴대폰 제조 사업을 다시 시작했다. 2005년 '스카이' 브랜드로 유명한 SK텔레텍을 팬택에 매각한 뒤 4년 만에 휴대폰 완제품 시장으로 복귀했다.
국내 반도체 업체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원래 세트에 욕심이 있었다"며 "우선 AP와 베이스밴드로 중국 시장에 진입한 뒤 휴대폰 완제품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엠텍비젼 역시 중국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이 회사는 국내서 스마트폰에 대한 대응이 늦어 최근 2년간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2008년 1천634억원 매출과 10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뒤 2009년엔 1천346억원 매출에 1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2010년 3분기까지도 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엠텍비젼은 국내 휴대폰 시장이 스마트폰으로 급속히 선회할 때 스마트폰용 AP 개발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엠텍비젼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피쳐폰 시장이 확 줄었다"며 "이 정도로 시장이 빠르게 변할 줄 몰랐다"고 회상했다.
엠텍비젼은 반도체 칩 설계 기술력을 바탕으로 SK의 마케팅 능력과 유통망을 활용해 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성민 엠텍비젼 사장은 "장기적으로 중국에서 나오는 매출이 전체의 50%까지 차지해야 한다"며 "지난해 중국에서 약 100억원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200억원까지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도윤기자 moneyn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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