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해 들어 옛 모토로라로부터 휴대폰 사업을 들고 분사한 '모토로라 모빌리티'가 보란 듯이 쾌조의 행진을 시작했다.
모토로라는 세계 처음으로 휴대폰을 개발한 곳이지만, 노키아와 삼성전자 애플 등 경쟁업체에 밀리며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43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결국 이 때문에 수익을 내는 사업부인 장비 부문과 따로 떨어져 분사돼야 하는 처지였다.
이 때문에 모토로라 모빌리티의 향후 사업성에 우려는 표하는 시각도 많았다. 모토로라 모빌리티의 주력 사업 분야인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져 우려가 적잖않다.
그러나 이런 우려에 대해 모토로라가 "무슨 소리냐"며 강펀치를 날렸다.
세계 굴지의 전자 업체들이 총 출동하는 'CES 2011'에서 모토로라 모빌리티가 내놓은 태블릿 PC인 '줌(Xoom)'이 올해 최고의 제품으로 선정된 것이다. 'CES 2011 어워즈'는 미국의 IT 전문 매체인 씨넷(CNET)이 선정하는 CES 공식 어워즈여서 더 주목을 끈다.
특히 올해 'CES 2011'은 전통적으로 그렇듯 아이패드의 애플이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태블릿이 최대 화두였다. LG전자의 '지슬레이트', 삼성전자의 '슬라이딩 PC 7 시리즈', 비지오의 '비아 태블릿' RIM(림)의 '플레이북' 등 CES에 참가한 수십종 모두 쟁쟁한 제품들이다.
모든 경쟁 업체를 제압하고 선두 자리에 선 만큼 독립 첫 해 모토로라 모빌리티의 약진을 예감케 하는대목이다.
'줌'은 구글의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3.0(일명 허니콤)을 기반으로 제작됐으며, 엔비디아의 듀얼코어(테그라2)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크기는 10.1인치이며 3G와 와이파이(WiFi)가 가능하다.
시상 주최인 씨넷은 "모토로라의 '줌'이 아이패드의 라이벌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으며, 산자이 자 모토로라 모빌리티의 최고경영자는 "시장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모토로라은 또 스마트폰 분야에서도 아트릭스(Atrix)가 'CES 2011 어워즈'의 분야별 최고 제품으로는 뽑혔다.
아트릭스는 엔비디아 듀얼코어 1GHz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4인치 디스플레이(해상도 960×540), 16GB 플래시 메모리, 구글 안드로이드 2.2를 운영체제로 쓴다. 가장 큰 특징은 독특한 도킹 스테이션으로, 본체를 노트북처럼 생긴 도킹 스테이션에 얹으면 곧바로 안드로이드 노트북으로 탈바꿈 시킬 수 있다. 노트북 도킹 스테이션에는 11.6인치 디스플레이와 키보드, USB, HDMI 포트와 함께 별도 배터리가 장착됐다.
모토로라로서는 핵심 사업 분야인 스마트폰과 태블릿 양쪽 모두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입증받았다고 할 수 있다.
위기의 모토로라에 산자이 자 CEO가 새로 부임한 뒤 사업 역량을 안드로이드 중심의 고가 스마트폰에 쏟아부으며 미국 1위 사업자인 버라이즌과의 연대를 강화했던 그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셈이다.
이같은 경영 전략의 변화 덕분에 산자이 자가 맡은 모토로라의 모바일 디바이스 사업부는 2010년 3분기에는 4년만에 처음으로 300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당시 모토로라는 380만대의 스마트폰을 포함해 총 91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했다.
모토로라는 '줌'에 대한 판매도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일 대만의 IT매체 디지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모토로라는 대만의 부품 업체들에게 줌이 첫선을 보일 1분기에만 70만대~80만대 분량의 부품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주문이 100만대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캘리포니아(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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