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한 수요 부진, 유가 급등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어려운 경영 여건에도 불구하고, 분기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다만 이익은 1분기 보다 소폭 하락,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25일 삼성전자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29조1천억원, 영업이익 2조4천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매출은 지난 1분기 대비 1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 하락한 규모다.
연결기준 상반기 전체 매출은 55조1천100억원, 영업이익 4조9천700억원을 기록했다.
본사기준으로 매출은 18조1천400억원, 영업이익은 1조8천900억원, 순이익은 2조1천4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익은 전분기 대비 2천600억원 정도 하락했지만 같은기간 순익은 500억원 정도 감소하는 데 그쳤다.
◆반도체 회복, LCD-휴대폰 견조한 실적
이번 2분기 실적의 특징은 ▲LCD 사업 1조원대 이익, 영업이익률 21%(본사기준) ▲LCD TV 1위 유지 ▲휴대폰 영업이익률 13% ▲메모리 사업 매출과 영업이익 개선 등으로 요약된다.
전반적으로 반도체는 회복세를 보였고, LCD와 휴대폰은 견조한 실적을 기록한 것.
연결기준 반도체 부문 매출은 5조2천400억원, 영업이익은 3천억원을 달성했다. 전분기 대비 각각 7.5%, 50% 개선된 실적이다.
본사기준으로는 매출 4조5천800억원, 영업이익 2천700억원을 기록했다.
메모리는 계절적 비수기로 인해 수요가 저조한 가운데, 그래픽D램 등 특수 D램(Specialty DRAM) 제품의 가격이 많이 하락했다. D램 68나노, 낸드플래시 51나노 비중이 확대되고 지속적인 수율 개선으로 원가절감 효과가 높아져 실적이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시스템 LSI의 경우에도 DDI, 스마트 카드(Smart Card) IC, CIS 등의 수요가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여 좋은 실적을 유지했다.
올해 반도체 업계가 전반적인 대규모 적자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차별화된 원가 경쟁력을 보여줬다는 게 삼성측 설명이다.
b>◆하반기 반도체 7조원 투자, 예정대로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반도체 시장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성수기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어려운 시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응해 D램 56나노, 낸드플래시 42나노 공정 양산을 본격화하는 등 원가 경쟁력 우위를 확대하고, 프리미엄 제품 차별화로 판가 개선을 추구해 적극적으로 수익성을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기존에 계획했던 7조원 이상의 시설투자 역시 예정대로 집행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메모리 사업의 경쟁력과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 위해서다. 향후 메모리 시황이 회복되면 최대 수혜가 기대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같은 삼성전자 공격적인 메모리 투자에 대한 업계 평가도 긍정적이다. 아울러 업계 구조조정의 촉진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평가다.
◆LCD 부문, 2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대 달성
LCD 부문은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대형 고객사 중심의 차별화된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판매량이 증가했다. 연결 매출은 전분기 대비 8% 성장한 3조9천400억원, 영업이익은 1조500억원을 기록했다.
본사기준으로는 매출 4조7천100억원, 영업이익 1조원을 기록했다. LCD 부문은 2분기 연속 1조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대형 패널의 경우 2분기에 전분기 대비 11% 증가한 2천540만대를 판매했으며, TV용 패널에서만 500만대 이상을 판매했다.
삼성전자는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LCD TV 업계 1, 2위인 삼성전자 TV 부문과 소니 등 차별화되고 안정적인 고객 기반을 확보해 판매량이 증가했다.
하반기에는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판매량 증대가 기대되지만, 경기 불안에 따른 수요 부진 가능성과 LCD 산업내 공급 확대에 따른 가격 하락 가능성 등이 혼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차별화된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대형 프리미엄급(TV용 FHD, 고휘도 패널, 노트북용 LED, 와이드 패널 등) 제품에 중점을 두어 수익성을 높인다.
특히 고객 수요에 대응한 8-1라인 2단계의 본격 가동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경쟁사와의 격차를 확대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정보통신 부문, 영업이익률 12.7%
정보통신 부문은 연결기준으로 매출은 7조8천700억원, 영업이익은 8천900억원을 달성했다.
이 실적은 지난 5월 조직 개편과 함께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컴퓨터, MP3 등의 실적이 포함된 것이다.
조직개편 전 기준(컴퓨터, MP3 등 제외)으로는 연결기준 매출 7조1천900억원, 영업이익 9천100억원, 영업이익률 12.7%를 기록했다.
이는 2분기 중 수요 부진 속에 가격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소울, 옴니아 등 프리미엄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이 증가해 영업이익이 다소 하락했으나, 여전히 13% 수준의 높은 이익률을 유지한 것이다.
본사기준으로는 매출 6조1천400억원, 영업이익 7천900억원을 기록했다.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한 4천570만대를 기록했다.분기에 큰 폭의 시장 초과 성장을 한 점을 감안하면 상반기 전체로 9천200만대를 판매해 지난해 상반기 대비 20% 이상 성장했다.
평균판가(ASP)는 국내외에서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여, 전분기 대비 1.4% 개선된 143달러를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와 가격 경쟁 심화 속에서 환율 하락,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선진시장 및 신흥시장 각각의 특성에 맞는 전략적 모델을 강화하고, 특히 신흥시장 유통채널 확대에 주력해 시장성장률을 초과하는 성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디지털미디어, 영업이익 1천400억원으로 감소
가전 사업 부문을 통합한 디지털미디어 부문은 연결 기준으로 매출은 전분기 대비 22% 증가한 10조3천300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가격경쟁 심화, 원가 상승 등으로 전분기 대비 다소 감소한 1천4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중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상대적인 가격 경쟁력과 차별화된 브랜드를 기반으로 평판TV 부문에서 시장성장률 9%를 훨씬 상회하는 14%의 성장을 기록했다. 에어컨 등 가전제품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LCD TV는 미국 시장에서 20% 후반대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우식 부사장 "삼성전자 경쟁력 또다시 입증"
삼성전자 IR팀 주우식 부사장은 "지난 2분기는 전 세계 경기 침체, 원자재 가격 급등 등 어려움이 많았다"며 "더욱 치열해진 경쟁과 메모리 수요 부진 속에서도 주력 사업들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입증 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계절적 성수기에 따른 수요 증대 기대와, 글로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에 따른 IT 부문의 수요 둔화 우려가 혼재하는 상황으로 큰 폭의 이익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메모리 부문의 공격적인 투자 ▲LCD 패널과 세트 제품 리더십 강화 ▲휴대폰 시장 점유율 확대와 제품 차별화 등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명진규기자 alma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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