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무료 백신 공방이 보안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특히 무료백신 논란이 확산되면서 보안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시장의 변화를 촉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 하반기 보안 업계를 강타한 화두는 실시간 백신이 포함된 무료 백신의 등장. 네이버의 실시간 무료 백신 'PC그린'과 이스트소프트의 실시간 무료 백신 '알약'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개인 PC 사용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네이버의 PC그린은 대형 포털 독식을 우려한 보안업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결국 서비스가 무산됐지만, 이스트소프트의 알약은 큰 무리 없이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무료 백신 확산 조짐 '꿈틀'
무료백신 찬반 논란은 그 자체도 뜨거운 '쟁점거리'지만, 이 시점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안티 바이러스 등 보안 업계 B2C 시장에 부는 변화의 바람이다.
최근 '실시간 감시'라는 유·무료 기점을 허물고 자동 업데이트 기능을 포함한 무료 백신이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이미 실시간 무료 백신은 사용자 주위에 널려 있다. KT는 메가패스 사용자를 대상으로 실시간 무료 백신 '메가닥터2'를 공급한다. 또 외산 백신 업체 '어베스트 홈 에디션' 프로그램을 등록하면 1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 키를 부여받는 동시에 실시간 무료 백신을 해마다 연장해서 쓸 수 있다.
아메리카온라인(AOL)은 보안 업체 맥아피의 무료 백신 특별 체험판을 제공하고 있다. AOL의 경우 사용자의 등록 레벨을 정해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실시간 무료백신을 공급하고 있다. AOL은 작년에도 이메일 계정을 신청하면 카스퍼스키 실시간 무료 백신을 제공했다.
안티 바이러스 업체 카스퍼스키랩은 독일의 잡지사와 계약, 회원 가입을 조건으로 실시간 무료 백신을 제공하고 있다.
트렌드마이크로는 중국에서 내년 초 PC벤더 레노보사와 제휴를 맺고, 광고주를 모아 실시간 무료백신을 제공하는 수익 모델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향력 있는 포털 및 벤더와 제휴를 통해 광고 수익을 창출하고, 자사 브랜드를 적극 홍보하는 수단으로 '무료 백신'을 사용하고 있는 것. 특히 이들은 개인 소비자에게 쌓은 제품 이미지를 바탕으로 '기업용'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 죽이기' 논란 불가피
국내 안티 바이러스와 안티스파이웨어 분야 중 개인용 유료 시장은 300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기업용을 포함한 전체 시장에 비하면 개인용 시장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셈.
무료 백신을 통해 입지 강화를 노리는 업체들은 "무료 백신을 통해 얻는 제품 홍보 효과와 브랜드 인지도 향상은 주요 영업 타깃인 기업용 시장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며 "개인 PC 사용자 환경을 무료로 지켜주고, 해당 업체는 업계 후발주자로서 경쟁력을 얻을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사기성 안티 바이러스 제품에 속은 개인 소비자에게 득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보안업계는 "실시간 무료 백신 등장으로 결국 개인용 시장이 기업용 시장으로 변화돼 서비스 되는 형태로 넘어간다면 그 비용 역시 어떤 형태로든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광고를 통한 수익창출을 부가 수익으로 여기는 무료 백신 업체가 광고주와 결탁, 개인 정보 수집 및 사후 관리에 소홀하면 또 다른 보안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개인 PC 사용자 환경을 지켜준다는 논리가 도리어 B2C 시장을 죽이고, 서비스 질적 저하를 초래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올 한해 핫 이슈로 부각된 무료 백신 논란. PC그린과 알약으로 촉발된 안티 바이러스 시장의 지각 변동이 보안업계 B2C 시장 정책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 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서소정기자 ssj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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