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옆 강동구 집값 '쑥'⋯호재 뭐길래 [현장]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송파구 집값이 오르기 시작하니 이곳(고덕동)에도 지난달부터 찾아오는 손님이 많이 늘었어요. 공원도 넓고 학교가 많아 살기에 이만한 동네가 없죠."(고덕동 A공인중개사 대표)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를 중심으로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강동구로 번지고 있다. 강동구를 대표하는 지역 중 한 곳인 고덕동이 대표적이다. 수요자가 몰리며 주택 가격과 호가가 상승하는 등 주택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7일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고덕동 고덕아이파크는 지난 24일 전용 84㎡가 16억7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2011년 준공한 단지는 1142가구 규모로 고덕역 역세권이다.

4932가구 대단지인 고덕그라시움도 지난달 12일 전용 84㎡가 21억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12월 거래된 직전 최고가 20억4000만원에서 두 달 만에 6000만원 올랐다.

고덕그라시움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B씨는 "지난달부터 찾아오는 손님이 늘었고 거래량도 증가세"라면서 "고덕그라시움의 경우 전용 84㎡가 21억원 실거래 된 후 호가가 22억원까지 올랐다"고 설명했다.

대단 중심으로 수요자 관심이 높아지며 거래량도 상승했다. 6일까지 국토부 실거래가에 등록된 지난달 고덕동 아파트 거래량은 50건으로 지난 1월(32건) 대비 18건 늘었다. 지난해 7월 70건 거래된 이후 7개월 만에 최다 거래량이다.

현장에서는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이후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강남3구를 넘어 강동구로 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중에서도 신축과 역세권 등 입지가 우수한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반응하며 고덕동에 집값 온기가 먼저 퍼졌다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3월 1주(4일 기준)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강동구는 일주일 만에 0.10% 올라 전주(0.09%) 대비 상승폭이 커졌다. 부동산원은 강동구 중에서도 고덕·둔촌동 대단지 위주로 집값이 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덕동과 둔촌동 모두 지난 2010년 이후 정비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지역이다. 고덕그라시움과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등 대규모 신축이 자리해 강동구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이에 더해 고덕동은 서울 지하철 9호선 연장 호재가 겹친 지역이다. 지하철 9호선 4단계 구간은 2028년 개통 예정으로 종점역인 중앙보훈병원역에서 고덕강일1지구을 연결한다. 향후 노선이 개통하면 강남 한복판과 여의도 등 서울 주요 업무지역 이동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고덕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C씨는 "강동구는 고덕동과 둔촌동 일원에 신축 대단지가 많아 가장 먼저 수요자들이 반응하고 있다"면서 "지하철 9호선 연장은 개통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집값에 영향이 미미하다. 지하철 개통이 가까워질수록 집값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고덕동 주택 가격 상승세는 인근 지역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준공 후 30년 초과 노후주택이 많아 재건축이 활발하게 추진 중인 명일동도 수요자 문의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명일신동아아파트는 고덕역 역세권으로 지난해 10월 정비구역 지정안 공람공고가 나왔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570가구에서 919가구 규모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고덕역 역세권 단지로 명일동 재건축 대어 중 한 곳으로 꼽힌다.

2400가구 규모 삼익그린맨션2차는 명일동 재건축 최대 규모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2021년 조합 설립 후 사업시행인가를 준비하고 있다. 조합은 최고 40층, 3350가구로 재건축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