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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의 강한 주택공급 의지에도 시장 반응은 '무덤덤'


신년사 통해 재개발·재건축 원점 재검토, 소형 주택 공급 확대 언급
전문가 "수요 줄어든 상황…공급 촉진책의 시장안정 효과엔 한계"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사를 통해 도심 내 1~2인용 소형 주택 공급 확대와 재개발·재건축 원점 재검토 등 부동산 공급 의지가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공급 측면의 촉진책이 시장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의 수요 상황을 고려했을 때 시장 안정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계묘년 새해 첫날인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새해에는 국민들이 새집을 찾아 도시 외곽으로 나가지 않도록 도시 내에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절차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사업속도를 높이고 1~2인 가구에 맞는 소형 주택 공급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신년사에 앞서 작년 12월29일 윤 대통령은 준공 30년 이상 된 주택은 안전진단 없이도 재건축할 수 있도록 사업절차를 재검토하도록 규제를 풀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이 같은 윤 대통령의 일련의 발언은 주택공급 부족으로 주택·전세 가격 상승 우려가 꾸준히 제기됨에 따라,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라는 강한 주문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29일 국토부가 발표한 '2023년 11월 기준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29만4471가구로 2022년 같은 기간보다 36.9% 감소했다.

2023년 11월 기준 전국 주택건설실적 [사진=국토교통부]

현행 규정에서 재건축하기 위해서는 준공 후 30년이 지난 후 안전진단을 통과(D등급)해야 한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1996년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안전진단에서 세 차례 탈락하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기도 했다. 이번 신년사는 안전진단이 정비사업의 발목을 잡아 온 만큼 일부 규제를 완화해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신년사에서는 소형 주택 공급 확대에 대한 정책을 밝히며 공급 방안을 구체화했다. 증가하는 1~2인 가구를 위한 주택 공급을 늘려 청년 주거복지 문제와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급 확대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확인했을 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한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여파로 인해 투자자들의 소형 주택과 정비사업에 대한 의지가 적극적이지 않은 데다 고금리와 경기침체 여파로 수요자들도 매수심리가 얼어붙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상당 기간 시일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지적된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재초환법) 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사업 후 가격 상승 기대감이 있어야 한다"면서 "정책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시장 상황이 뒷받침해 줘야 하는 데 현재는 상황이 좋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소형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분양이 잘 돼야 하는데 (세제 등의 측면에서) 1가구 1주택 정책 등으로 인해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았다"면서 "전체적인 정책 기조가 변하지 않는다면 소형주택 활성화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또한 "재개발은 안전진단의 문제보다 사업을 위한 토지 소유자들의 재정 상황이 핵심"이라면서 "공사비가 줄지 않고 있고 소득도 늘어나지 않은 만큼 시장에 변화를 크게 일으킬 정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언급했다.

한편 여소야대 국면 속 안전진단을 면제하는 법 개정 자체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정비사업 시 안전진단을 거치지 않기 위해서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실거주의무 폐지가 국회 통과를 못한 것만 봐도 법 개정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예측했다.

송 대표는 "윤 대통령이 실거주 의무를 폐지한다고 언급했지만 국회에서 끝내 무산된 것처럼 신년사에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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