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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 사로잡은 잭 마 알리바바CEO는 누군가?


 

"야후의 새 중국인 파트너는 판매의 제왕."

야후는 지난 주 중국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닷컴 지분 40%를 10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와 함께 시장 가치 7억 달러에 달하는 야후 차이나 운영권도 알리바바닷컴에 넘겼다.

야후의 이번 투자는 총 규모 약 17억 달러로 중국 인터넷업체 투자 사상 최대 규모다.

최근 중국 인터넷업체들을 향한 투자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야후의 이번 투자는 상당히 놀라운 규모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덕분에 알리바바닷컴은 중국 최대 인터넷업체로 부상하게 됐다.

이처럼 야후가 알리바바닷컴에 거액을 투자하면서 자연스럽게 이 회사 창업자인 잭 마(Jack Ma)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5일(현지 시간) '야후의 새 파트너는 판매의 제왕'이란 기사를 통해 잭 마와 알리바바닷컴을 심층분석하고 있다.

◆ 첫 직업은 영어 교사

올해 40세인 잭 마는 '중국 인터넷 사업의 할아버지'로 통한다. 하지만 정작 잭 마 자신은 이메일 송수신 외에는 컴퓨터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야후와의 이번 계약은 주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야후는 지난 주 알리바바닷컴 지분 40% 인수 대가로 10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했다. 또 시장 가치 7억 달러로 평가되는 야후 차이나 운영권도 함께 넘기기로 했다. 잭 마를 비롯한 알리바바닷컴 경영진에 대해 절대적인 신뢰를 보낸 셈이다.

일부 투자은행 관계자들은 잭 마가 야후 경쟁사인 이베이를 제치고 야후를 택한 것은 현명한 선택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양사는 그 동안 알리바바닷컴 인수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마는 재치있는 재담과 교묘한 마케팅, 그리고 과감한 협상으로 유명한 인물. 잭 마는 자신의 회사가 이베이 같은 경쟁사들을 압살해버릴 것이하고 선언할 정도로 과감한 성격의 소유자다.

하지만 경쟁자들은 알리바바닷컴이 매출보다는 마케팅에 더 능한 회사라고 비판하고 있다. B2B 시장에서 알리바바와 경쟁하고있는 글로벌 소스의 멀리 힌리치스 회장은 "알리바바의 수치들은 전부 과장된 것으로 거품에 불과하다"고 평가 절하하고 있다.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마는 이제 중국에서 가장 강력한 CEO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또 자신의 야심을 위해 기업공개(IPO)도 필요로 하지 않았다.

그는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일본의 소프트뱅크를 설득한 데 이어 이번엔 야후까지 자신들의 후원자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지난 1999년 자신의 아파트에서 소박하게 첫 발을 내디뎠던 알리바바는 이제 중국 인터넷 사업을 좌우하는 실력자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마는 지난 14일 상하이 남쪽 항조우에 위치한 알리바바 본사에서 자신의 무용담을 털어놨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마는 "미국에서는 B2B 회사들이 대기업에만 초점을 맞추다가 대부분 몰락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중소기업들이 돈을 벌도록 하는 데 사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많은 사람들이 알리바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1998년 제리 양과 처음 만나

항조우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잭 마는 미국의 소리(VOA) 방송을 들으면서 영어를 배웠다. 잭 마는 항조우 사범학교(Hangzhou Teachers Institute)에 입학하기 전까지 두 번이나 대학 입시에서 실패한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

그는 대학 재학 시절 탁월한 영어 실력을 과시했으며 대학 졸업 후에는 5년 동안 그 곳에서 교사로 활동했다. 하지만 교사로 재직할 당시부터 사업가적 기질을 발휘, 항조우에 번역 에이전시를 설립하기도 했다.

잭 마는 자신이 '온라인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은 '극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가 인터넷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지난 1995년 한 중국 회사가 조인트벤처 파트너에게 부채를 받는 것을 도와주기 위해 함께 미국 여행을 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돈을 받기 위해 찾아갔던 중국 업체의 조인트벤처 파트너는 잭 마를 권총으로 위협해 이틀동안이나 감금했다.

잭 마는 그 사람과 담판을 지은 끝에 중국 사업 파트너가 되기로 하고 풀려났다. 당시 인터넷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몰랐던 그는 중국에서 인터넷 회사를 설립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풀려날 수 있었다. 그 뒤 시애틀로 날아가 친구들에게 자신의 시련을 이야기하고 인터넷을 처음으로 접하게 됐다.

중국으로 돌아온 그는 교사를 그만두고 2천 달러를 빌려 중국 최초의 인터넷 회사 중 하나인 차이나 페이지스를 설립했다.

이후 미국에 있는 친두글의 도움을 받아 중국 회사들의 홈페이지 만드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 뒤 잭 마는 국영 통신회사와 조인트 벤처를 만들었지만 그다지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이후 그는 다시는 조인트 벤처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그 뒤 베이징으로 가서 대외경제무역부에서 비영리 전자상거래 벤처 부문 일을 잠시 맡았다. 그가 야후 공동창업자인 제리 양을 처음 만난 것도 바로 이 무렵이었다.

지난 1998년 만리장성 관광차 방문한 제리 양을 처음 본 뒤 둘은 친구가 된 것.

이듬해 항조우로 간 잭 마는 그 해 2월 자신의 아파트에서 알리바바를 설립했다. 당시 그는 고작 6만 달러로 알리바바호의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불과 6개월 뒤 골드만 삭스와 일련의 벤처 캐피털들로부터 500만 달러를 유치했다. 또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창업자로부터 2천만 달러를 유치받는데 성공했다.

◆ 잭 마,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알리바바는 처음 5년 동안은 이렇다 할 수익 모델이 없었다. 그냥 기업들이 온라인 상에서 상품 교환하는 것을 도와주는 게 전부였다. 이 회사는 특히 2000년과 2001년 닷컴 붕괴와 2003년 동남아 지역을 강타한 사스(SARS)로 큰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2003년 이베이가 중국 최대 온라인 경매업체인 이치넷(Eachnet.com)을 인수할 무렵 마는 손정의 회장과 공동으로 또 다른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중국에서 이베이와 경쟁하기 위해 타오바오닷컴(Taobao.com)이란 온라인 경매 회사를 설립한 것이다.

타오바오는 무료 서비스를 무기로 이베이의 고객들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알리바바는 '공짜 정책'이 결국은 수익 서비스로 전환할 수 있는 고객 기반을 확보해 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강하게 갖고 있었다.

당시 경쟁사들은 알리바바의 이 같은 정책에 대해 엄청난 비판을 가했다. 사업은 알리바바의 B2B 사업 부문은 지난 해 2천500만 달러의 현금을 만들어냈다.

이처럼 성장 가도를 달리던 알리바바는 대형 파트너를 필요로 하게 됐고, 그래서 찾은 것이 바로 야후였다. 마는 지난 5월 무렵 캘리포니아주 페블 비치에서 제리 양을 만났고, 여기서 두 사람은 모종의 합의를 이끌어 냈다.

야후와 알리바바의 제휴가 성사되는 데는 일본의 소프트뱅크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소프트뱅크는 알리바바와 야후 모두에 지분을 갖고 있다.

탁월한 비전 제시력과 돌파력, 그리고 협상 능력을 바탕으로 중국 최대 인터넷 사업체를 일군 잭 마. 그는 야후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이끌어내면서 다시 한번 자신의 역량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이제 그는 야후의 기대에 부응하는 '실력'을 보여주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 때에야 그가 진정한 실력자인지, 아니면 '협상에만 능한' 경영자인지가 가려질 듯 하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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