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김영섭 KT 대표가 정보기술(IT)와 통신기술(CT)를 결합한 ICT 역량을 바탕으로 디지털 패러다임의 주도권을 전환하는 내용의 '넥스트 디지코(DIGCO)' 전략을 구체화했다. 업계 안팎에서 계속되는 구조조정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7일 오후 서울 중구 르메르디앙 서울 명동에서 기자간담회에서 "디지코는 텔코(telco, 통신사업자)가 IT 역량으로 재무장하고 차별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이는 우리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KT는 텔코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한 CT역량과 IT역량을 합쳐 ICT 경쟁력을 갖출 경우 향후 진출할 영역이 무궁무진할 것"이라며 "KT는 텔코의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만큼 IT와 결합해 ICT 역량 극대화에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설에 대해서는 "어느 조직이든 사람의 교체가 있어야 경쟁이 촉진되고 조직의 생명력이 생기기 때문에 통상 수준의 교체와 신규채용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과거 CEO처럼 거대한 규모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하는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신임대표로서 꼭 추진해야 할 사안은 무엇인가
A> KT는 텔코 사업을 오랫동안 영위해 대한민국에서 1등인 만큼 IT 역량이 충족되면 CT와 IT가 합쳐진 ICT로 통합되면 진출할 수 있는 영역이 무한히 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빅테크가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데 IT 역량을 결합해서 스마트시티 등의 신사업에 대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주도적으로 추진하겠다. 구체적인 사업 분야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토론하고 의견을 조율해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다.
Q>IT를 CT와 통합하겠다고 했다. 디지코 전략은 유효한 것인가. 포스코처럼 철강뿐 아니라 이차전지 등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는가
A> 포스코는 제조업으로 KT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다만 KT는 우선적으로 ICT 역량을 고도화하면 포스코처럼 기업가치도 높이고 미래성장가능성도 고객에 알릴 수 있는 발판을 만들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텔코도 IT로 재무장하고 혁신적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디지코이며 이는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이다. 다른 텔코들도 간판만 다를 뿐이지 같은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 디지코는 더욱 역량을 모아 밀도있고 실질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Q>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과 최근에 만나 무슨 얘기를 나눴나
A> KT 대표로 취임 이후 일종의 선을 본 것이다. 인사차 잘부탁드린다고 말씀을 드렸다. 정부에서 특별히 요청사항이나 그런 것은 없었고 덕담을 주고받았다.
Q>최근 원포인트 인사가 있었는데 추가 인사나 구조조정이 예정되어 있는지
A> KT는 매년 연말에 인사가 있는데 작년에는 여러 가지 상황으로 하지 못해 올해 2년치 인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주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원포인트) 인사가 여러가지의 문제를 걷어내고 KT인이 마음을 합쳐 하나로 출발할 시작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사는 통상 11월, 12월에 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오랜 공백기가 있었기 때문에 빨리 했으면 좋겠지만 회사 내 여러 사정이 있는 만큼 적정한 시점에 인사를 할 예정이다.
또한 현재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작은 조직이나 큰 조직이든 사람의 교체는 조직에 경쟁과 생명력을 불러일으킨다. 통상 수준의 교체 및 신규채용 등이 있겠지만 과거 CEO처럼 몇천명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의 인위적 구조조정이라든지 지금 현재로서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
Q>하반기 초거대 AI 모델 '믿음(Mi:dm)'을 공개하는지
A> 준비 중이다. 그리 먼 시점이 아닌 시점에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다.
Q>KT 대표로 취임할 때 LG분들이 어떤 말을 했는지, LG와 KT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A> LG사람들의 반응은 약간 놀라워했다. 이런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제가 현직에 있으면서 갑자기 KT 중책에 스카웃됐다거나 지원해서 됐다든가 했다면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지만 제가 무사히 임무를 마치고 퇴임한 상황에서 기회가 되어 다른 일을 맡게 됐기 때문에 많이 축하해주는 분위기다.
저는 신문을 통해서만 KT를 보다가 실제로 KT사람들을 만나고 얘기를 나눠보니 KT사람들이 생각보다 인재였다. 이러한 인재가 자리를 지키면서 묵묵히 일하고 있어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다. KT 사람들이 자부심도 많다. 이들은 통신의 근간, 기본이 KT라고 생각하고 있다. KT는 잠재력이 있고 기술력을 받아들이고 고객에게 가져다줄 창의적 가치를 선도적으로 개발하고 분위기를 개편해 함께하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조직개편시 LG맨을 중용할 것인지
A> 보직에 맞는 훌륭하게 성과를 낼 수 있는 성장 에너지를 쌓을 수 있는 KT 내 인재가 있으면 우선적으로 이들에게 보임을 맡기는 것이 최우선적 1순위다. 다만 동력을 다시 만들어야 하고 KT가 해본 적 없는 분야인 경우 외부의 훌륭한 사람을 소수나마 찾아야 한다. 하지만 LG출신이라고 해서 LG 사람을 데려오는 것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KT인과 함께 가고 더불어 성장할 거고 큰 성장이 이뤄지면 함께 나누는 등 KT 중심으로 간다.
Q>최근 원포인트 인사가 있었다. 일감몰아주기 등 혐의를 받는 임직원 역시 추가 인사 대상인지
A> 어떤 사람이 어떻게 연루되었고 어느 정도로 연루됐는지 등 여러가지 설들이 난무하고 있다. 하지만 팩트로 확인된 것이 없다. 검찰 차원에서 수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말할 수 없지만, 합리적인 수준에서 인사를 하겠다.
Q>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인가
A> M&A는 스타트업들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 지금은 M&A를 어떤 분야에, 어떻게 할지 등 구체화된 것은 없다. KT는 텔코 역량은 괜찮고, IT역량을 결합해 ICT를 최고로 만드는 것을 희망하고 있고 오픈 게이트웨이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정체성에 맞게 내재화할 것은 내재화할 것이다. 다만 마구잡이로 M&A를 추진해 단순히 큰 회사를 만들기 보다는 좋은 회사를 만들 것이다. 큰 회사를 만들 욕심은 없다.
Q>조직문화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A> KT를 되돌아보고 심층적으로 이해해야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사안으로 아직까지 확신을 갖고 말씀드리기 부담스럽다. '누구는 어느 라인이다' 등의 항간의 소식들이 흘러나오는데 우리는 기업의 목표 달성을 위해 모여있는 인재집단으로 고수끼리 협업하는 조직을 만들어야 하며 이러한 조직에 잘 적응하고 성과를 내는 사람들을 인재로 평가해야 한다. 과거의 안목으로 조직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포맷하라고 말하겠다. 우리가 지향할 바를 새롭게 만들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원KT를 지향하겠다.
Q>통신분야의 향후 과제는 무엇인가
A> 통신 부문의 혁신도 모두 IT 역량 위에서 이뤄지는 것이 현실이다. 5G도 '20배 빠르다', '종전 삶과 확실히 다르다', '새로운 세상이 올 것이다'라고 했는데 속도의 한계를 재건할 획기적 서비스가 나오지 않았다. 통신도 과제가 많다. 제일 우선적 과제가 기술들을 융합해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
Q>매출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는가
A> 매출, 순이익 등은 크게 중요한 사항이 아니다. 외향적인 매출성장과 이익의 규모 등 이러한 것에 연연하지 않았다. 주주에게 가장 기쁜 소식은 주가가 오르는 것이다. 주가가 영업실적과 장기적으로 통합성을 가지지만 단기적으로 보면 주가에 큰 영향이 없다. 가령 아마존이라는 회사가 오랫동안 플랫폼을 장착해서 어마어마한 적자를 봤지만 회사의 주가는 받춰줬는데 이는 미래성장, 잠재성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향후 성장할 기반과 에너지를 얼마나 축적하고 쌓느냐가 중요하다.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이 시간이 걸리지만 성장에너지를 축적하는 것이 주주환원의 근본이라고 생각한다.
Q>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정책에 대한 생각은
A> 통신비 인하에 대한 정부의 요구는 고민을 해봐야 한다. 주주 등 이해관계자가 있으므로 수용가능한 범위에서 지혜를 모아야 한다. 정부 역시 통신사업자의 말을 귀담아 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빅테크 사업 진출에 대한 구체적인 영역이나 목표로 하는 기업이 있는지
A> 글로벌 텔코들이 인프라를 구축하면 그 위에서 빅테크가 혁신적 서비스를 가지고 세계를 주름잡고 있다. 현재 한국의 통신사가 도전장을 내민다고 해서 그 도전장이 빅테크 기업들에게 도전장으로 비춰질지나 모르겠다. 심하게 얘기하면 모기, 파리 한 마리가 여객기에 부딪히는 것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어떻게 할거냐. 어떤 분야는 사라지고 어떤 분야는 생긴다. 이러한 분야에 적극 도전해야 기업의 존재감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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