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사상 최초로 한국에서 진행하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워치6'를 첫 공개하며 전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 부동의 1위 애플과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최근 신흥 인도 브랜드 파이어볼트에게도 밀려 3위로 추락한 삼성전자는 수면 측정 기능을 비롯해 건강 관리 기술을 대폭 늘려 시장 내 주도권을 다시 찾겠다는 각오다.
삼성전자는 26일 오후 8시 서울 코엑스에서 '갤럭시 언팩' 행사를 열고 스마트워치 신제품인 '갤럭시워치6'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에 공개될 제품은 '갤럭시워치6와 '갤럭시워치6 클래식' 등 2종으로, 전작에서 첫 선을 보인 '프로' 모델은 제외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갤럭시워치6'로 추정되는 웨어러블 기기 2종(SM-R930, SMR940)에 대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인증을 통과한 바 있다. 각 제품의 크기는 전작과 동일하게 ▲일반 모델은 40mm(블루투스·LTE), 44mm(블루투스·LTE) ▲클래식은 43mm(블루투스·LTE), 47mm(블루투스·LTE)로 출시될 전망이다. 전작에서 사라졌던 회전식 베젤링을 탑재한 것도 특징이다.
외형은 비슷하지만 제품 성능 자체는 개선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웨어러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 W930'이 탑재될 것으로 보여서다. '엑시노스 W930'은 전작(갤럭시 워치4·5)에 탑재된 '엑시노스 W920'의 후속 모델로, 구체적인 사양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선 전작보다 10% 빠른 성능을 보일 것으로 관측했다. W930도 W920과 동일하게 삼성전자의 5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에서 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공개될 '갤럭시워치6' 시리즈는 '손목 위 주치의'로 불릴 정도로 '헬스케어'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액티브 센서'를 통해 심전도뿐 아니라 체성분 분석, 혈압 측정, 여성 생리 주기 확인 등의 기능이 추가되거나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5월에는 갤럭시워치용 '불규칙 심장 리듬 알림(IHRN)' 기능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심방세동도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방세동은 심장박동이 불규칙하게 측정되는 부정맥의 일종으로, '갤럭시워치6를 통해 혈전, 뇌졸증 등의 징후를 미리 파악하는 데 도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액티브 센서는 PPG(광학심박센서), ECG(전기심박센서), BIA(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센서) 등 3가지 센서를 통합한 칩셋이다. 삼성은 2021년 출시한 '갤럭시워치4'부터 해당 센서를 탑재해 체성분·심박·혈압·심전도 측정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PPG 센서 기술 한계로 '갤럭시워치5'에선 문신이 있거나 많은 반점, 체모가 있는 손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문신에 주로 사용되는 검은색 잉크가 PPG 센서 빛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PPG 센서는 빛을 피부로 보내 '맥파(혈액 순환 과정에서 혈관의 미세한 변화)'를 측정하는데, 이를 통해 심장 및 혈관 상태를 확인한다. 기기 뒷면에서 깜빡깜빡 빛나는 초록색 불빛이 PPG 센서로, 빛을 사용하는 만큼 피부색을 제외한 다른 색상에 예민하다.
하지만 이번에 선보이는 '갤럭시워치6' 시리즈에선 이 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측은 최근 삼성 멤버스를 통해 "하반기 내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할 예정"이라고 안내한 바 있다.
이 같은 문제는 '갤럭시워치'뿐만 아니라 애플 등 다른 제조사 스마트워치 사용자들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애플 공식 커뮤니티에서 한 사용자가 "문신 손목에 '애플워치8' 센서가 작동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나"고 문의하자 "현재까지 그런 방법은 없다", "환불 받는 것이 빠르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경쟁사에 비해 소비자들의 요구에 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데다 헬스 케어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갤럭시워치6' 시리즈를 통해 올 하반기 시장에서 점유율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전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점유율이 매년 감소하며 고전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의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2%포인트 감소한 8%에 그쳤다. 반면 애플은 전년 대비 5%포인트 증가한 43%를 기록했다. 이어 노이즈(7%), 화웨이(5%), 이무(3%) 순이었다.
올해 1분기에는 인도 파이어볼트에도 밀려 처음으로 3위에 머물렀다. 올해 1분기 전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 점유율은 애플(26%), 파이어볼트(9%), 삼성전자(9%) 순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 역시 9%를 기록했지만, 파이어볼트가 미세하게 앞섰다"고 설명했다. 이는 저가형 스마트워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탓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갤럭시워치6' 시리즈의 출고가를 인상해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더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IT 전문 매체 샘모바일에 따르면 '갤럭시워치6' 시리즈 프랑스 출고가는 최소 319.99유로(44만7천원)에서 최대 399.99유로(55만9천원) 수준이다. 이는 전작 '갤럭시워치5'의 유럽 출고가인 30만~50만원대보다 약 10만원 오른 수치다. 최고가인 '갤럭시워치6 클래식' 47mm LTE모델은 499유로(약 69만8천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워치 시장은 고가인 프로·울트라 모델과 구형 모델이나 저가 브랜드의 저렴한 제품으로 양극화돼 중가 제품에서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워치가 하반기에 출격하며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삼성전자가 '갤럭시워치6'로 점유율을 확대하기에는 시장 분위기상 쉽지 않을 듯 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의식해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적인 축구 선수인 손흥민을 '갤럭시 앰배서더'로 선정하고 '갤럭시워치6'를 먼저 착용토록 해 노출 마케팅을 벌이는 등 소비자들의 관심 끌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손흥민 선수는 앞으로 삼성전자 갤럭시 브랜드 앰배서더로 활동할 예정"이라며 "삼성전자는 축구로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주는 손흥민 선수와 함께 하게 돼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 향후 갤럭시 브랜드와 함께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갤럭시 언팩'에서 '갤럭시 워치6' 시리즈 외에 다른 웨어러블 기기들이 선보여질 지도 관심사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이번에 신형 '갤럭시 스마트태그2'를 깜짝 공개할 것이란 관측을 내놨지만,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 스마트태그2'는 지난달 30일 블루투스 인증을 통과했고, 지난 4일 국내에서 전파인증도 획득했다. '갤럭시 언팩'에서 공개되진 않지만 통상 전파인증 이후 실제 국내 출시까지 한 달여가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만간 출시될 가능성은 높은 상태다.
무선 이어폰인 '갤럭시버즈3'는 이번 '갤럭시 언팩'에서 공개되지 않을 예정이다. 샘모바일은 IT 팁스터 스누피테크의 트위터 글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하반기 갤럭시 언팩에서 '갤럭시Z폴드5', '갤럭시Z플립5', '갤럭시탭S9' 시리즈만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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