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세계 3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미국 글로벌파운드리가 유럽에 반도체 생산기지를 구축한다. 유럽이 반도체 지원법을 시행하면서 TSMC, 인텔 등 파운드리 업체들이 유럽에서 생산 공장을 확대하고 있는데 글로벌파운드리도 이 대열에 합류하는 양상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파운드리는 스위스 반도체 회사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프랑스 남부 크홀르 지역 인근에 반도체 생산을 짓는다.
양사는 이 공장 건설 비용에 75억 유로(약 10조7천억원)가 투입된다고 예상하고 있다. 비용 일부는 유럽연합(EU) 측과 협상을 통해 보조금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EU는 지난 4월 총 430억 유로(약 61조5천억원) 규모 보조금 및 투자를 통해 역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한다는 내용을 담은 반도체 지원법을 발표한 바 있다.
글로벌파운드리는 이 공장에서 사물인터넷(IoT), 통신용 칩을 생산할 예정이다. 최대 생산능력(캐파)은 연간 웨이퍼 기준 62만 장이다.
글로벌파운드리 측은 "이번 공장 건설은 프랑스와 EU 위원회의 지원 없이는 힘들었을 것"이라며 "유럽이 자동차, IoT, 통신 등 첨단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기술 역량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유럽이 반도체 기업들에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면서 반도체 생산 업체들이 잇달아 유럽으로 향하고 있다.
인텔은 지난달 3개(폴란드, 이스라엘, 독일)의 해외 반도체 공장 설립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투자 규모는 무려 80조원 이상에 달한다. 특히 독일 투자액은 기존 대비 약 두 배로 늘렸고 이스라엘에서는 외국기업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인텔은 독일 작센안할트주 마그데부르크의 새로운 반도체 공장 2개 설립을 위해 300억 유로(약 43조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발표했던 투자액 170억 유로보다 약 두 배 가량 많다.
TSMC도 독일 정부와 보조금을 놓고 협상 중이다. TSMC도 독일 드레스덴에 100억 유로(약 14조3천억원) 규모의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업계는 "반도체는 그동안 유럽, 미국 등 기업들이 만든 지식재산권(IP)을 토대로 미국의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들이 반도체를 설계하고 대만·한국 등에서 이를 생산하는 글로벌 공급망 체계를 갖췄지만, 코로나19 이후 반도체 공급난이 극심해졌다"며 "유럽도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려 할 수밖에 없고 보조금을 동원해서라도 반도체 기업을 유치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