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메모리 한파'에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이끌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입지가 휘청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텔에 밀려 1분기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또 2위에 올랐고, 3위권이었던 SK하이닉스는 톱10 명단에서 사라진 것이다.
29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반도체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5.7%나 줄어 89억2천900만 달러에 그쳤다. 인텔도 같은 기간 동안 매출이 37.5%나 줄어든 111억4천9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삼성을 꺾고 매출 순위 1위 자리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기준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기업에 올랐으나, 작년 3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으로 인텔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전반적인 반도체 시장 침체 속에서도 메모리 업황 부진의 골이 더 깊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옴디아에 따르면 메모리 시장의 1분기 매출은 193억 달러로, 전년 1분기 436억 달러의 44%에 불과했다.
이 탓에 삼성전자와 함께 메모리 '빅3'로 꼽혔던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팹리스(설계 기업)들은 선방한 모습을 보였다. 퀄컴은 79억4천2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4위에서 3위로 올라섰고, 브로드컴(66억6천500만 달러)은 1분기 기준 전년 7위에서 4위로 3계단 뛰었다. AMD(52억9천900만 달러)도 8위에서 5위로 순위가 상승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업계 1위인 엔비디아는 1분기 동안 52억7천800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하며 전년과 같이 6위에 올랐다. 다만 전년 대비 매출은 18..4% 감소했다.
반면 7위에 오른 자동차 반도체 회사 인피니언(43억8100만 달러)은 전년 대비 매출이 20.5% 늘면서, 상위 업체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도체 자체 설계를 확대하고 있는 애플도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출은 42억9천100만 달러로, 전년 11위에서 8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어 아날로그 반도체를 주로 만드는 텍사스인스트루먼츠(9위·42억7천만 달러),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10위·42억4천700만 달러) 등도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부진한 틈을 타 순위를 높였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불황은 전체 반도체 시장 매출도 끌어내렸다. 올해 1분기 반도체 시장 매출은 전분기 대비 9% 줄어든 1천205억 달러로 집계됐다.
옴디아는 "반도체 시장 매출은 5분기 연속으로 감소했다"며 "이는 2002년 시장 추적을 시작한 이래 가장 긴 기간의 하락세"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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