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차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결정하는 8·28 전당대회가 한 달 안팎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재명 의원과 함께 본선에 진출한 강훈식, 박용진 의원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유력주자인 이 의원을 이기려면 두 사람의 단일화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박 의원과 강 의원은 단일화의 시기나 방법에 견해차를 보이며 거리를 두고 있다. 당내에서는 단일화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평가도 나오는 와중, 이 의원은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재명·박용진·강훈식 의원은 지난 28일 치러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예비경선에서 컷오프를 통과했다. 경선 결과는 국회의원·자치단체장·지역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중앙위원 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결정됐다. 여론조사 결과는 보통 이 의원에 유리한 것으로 전망되다 보니, 박 의원과 강 의원의 진출에는 중앙위원 투표가 주효했단 분석이 나온다.
박 의원은 전날(29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본선 진출과 관련해 "(변화를 위한) 중앙위원들의 갈망이 있었다고 본다"며 자신이 당심의 지지를 받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선거 패배로 심판받은 사람에게 다시 선거 지휘권을 주는 것이 과연 합리적일까 한다"며 이 의원에 대한 견제도 이어갔다.
그러면서 단일화에 대해서는 "(강 의원의 진출로) 단순히 반명 연대가 아닌 미래연대의 가능성이 열렸다"며 "미래연대로 이번 전당대회 대반전, 대이변을 만들어내는 에너지를 응축시켜보려 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 측에 적극적으로 단일화를 구하는 것이다.
강 의원의 시각은 달랐다. 그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통합 정치교체 추진위원회 토론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비전을 이야기해야 하는 시간"이라며 당장의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내 비전도 설명 못했는데 하루도 안 거르고 단일화 얘기를 듣는다. 이 정도면 심하지 않느냐"며 "이런 식의 단일화 캠페인으론 감동을 줄 수 없다. 제 생각과 비전을 보여주고 동의를 얻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당내에서도 두 사람의 단일화가 아직은 이르단 시각이 나온다. 한 민주당 수도권 의원은 통화에서 "정책과 비전의 차이점이 뚜렷하지 않아 성급하게 단일화할 경우엔 마이너스 효과가 나올 수 있다"며 "8월 초반까지는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권역별 권리당원 투표 시작 전인 내달 3일 이전 단일화를 목표하고 있으나 강 의원은 "시기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선을 긋고 있다.
'사법리스크'에 이어 '단일화리스크'까지 떠안게 된 이 의원은 무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참고인 조사를 받던 A씨의 사망과 관련된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A씨는 경기도 총무과 별정직 5급 비서관으로 김혜경씨를 보좌하는 역할을 했던 배모씨의 지인으로 알려졌다. 그는 28일 예비경선 통과 직후에도 강 의원과 박 의원의 단일화와 관련된 질문에 말을 아꼈다.
오히려 그는 사법리스크를 "기득권의 공격"이라고 표현하며 결연한 모습도 보였다. 그는 국민통합 정치교체 추진위원회 토론회에서 "기득권에 빚진 게 없어서 모든 기득권으로부터 총공격을 당하고 있다"며 "새로운 기회라 생각한다. 빚진 게 없으니 국민께 드린 약속과 초심을 마음먹은 대로 지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자신을 따르는 지지자와는 계속 소통을 넓히고 있다. 이 의원은 전날 박찬대 의원과 90분간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그는 라이브를 통해 "저학력에 저소득층이 국힘(국민의힘) 지지가 많다. 안타까운 현실이다"라며 민주당이 진보적 대중 정당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의원은 전날에 이어 주말 내내 전국 각지를 방문하며 현장 소통에 집중할 계획이다. 30일에는 강릉 허균·허난설헌 기념관과 안동 수산물도매시장을 찾아 시민들을 만날 예정이며, 일요일인 31일에는 대구와 경주를 방문한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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