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신현성 티몬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이 최근 가상화폐 '루나·테라' 사태와 관련해 거짓해명을 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그는 '루나·테라'가 100% 가까운 가격 폭락을 기록하고, 사기 논란에 휩싸이자 '이미 2년 전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와 결별했다'고 밝혔었다. 물론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권 대표는 최근까지 신현성 티몬 의장이 설립한 차이코퍼레이션 등기이사로 재임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피해액이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이번 사태에서 신현성 의장은 여전히 당당하다. 자신이 테라폼랩스를 공동창업하고, 이를 홍보했던 기억은 잊은 듯 말이다. 심지어 차이코퍼레이션의 페이 서비스인 차이페이에서는 테라KRT로 머니 충전을 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었다.
더욱 신 의장이 도덕적으로 비판받는 이유는 또 있다. 그가 여전히 지분을 소유하고,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티몬이 가칭 '티몬코인'을 발행할 계획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루나·테라'로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신 의장을 형사고소까지 한 상황에도 아랑곳 않고 또 다시 코인 발행을 위해 몰두하는 모습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
티몬 측은 '티몬코인'과 '루나·테라' 사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신 의장 역시 권 대표와 오래전 인연을 끊었을 뿐더러, 신 의장과 '티몬코인'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주장을 편다.
하지만 신현성 의장은 현재 티몬 이사회 의장이다.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이 이사회에서 결정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가 '티몬코인' 발행을 전혀 알지 못했거나, 관여하지 않았다는 티몬 측 주장은 상식 밖이다.
만약 티몬 측의 말처럼 신 의장이 이번 사실에 대해 전혀 몰랐고,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면 의장으로써 직무를 유기한 셈이다. 사실이라면 이사회 의장으로써 받고 있는 연봉을 받을 이유가 전혀 없어진다.
티몬이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지금 이런 상황에서는 유사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티몬코인' 발행을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사과가 먼저다. 물론 법적 책임과 도덕적 책임은 다르다.
신현성 의장의 초기 차이페이를 이커머스에 적용했던 티몬이다. 차이페이를 도입하지 않은 이커머스가 여전히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 의장이 티몬 경영 판단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더욱 설득력을 잃을 수 밖에 없다.
심지어 2018년부터 이커머스와 블록체인, 코인과의 연결을 고민했던 것도 신 의장이었다. 방식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를 모두 전문경영인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라고만 선을 그을 수 없다는 말이다.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다면, 당연히 문제의 인물이 몸담고 있는 기업은 고개를 숙이는 것이 마땅하다. 정상적인 기업은 일개 직원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을 때도 몸을 숙이고 사과한다.
티몬의 바람과 달리 금융감독원은 티몬에 대해서도 현장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티몬은 지금 코인으로 돈벌이를 고민할 때가 아니라 사과해야 할 때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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