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SK지오센트릭(옛 SK종합화학)이 1년 만에 '그린본드(Green Bond·녹색채권)' 발행에 나서 흥행에 성공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지오센트릭은 이날 1천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일반 회사채인 3년물 1천200억원 모집에 2천200억원, '그린본드' 5년물 300억원 모집에 6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그린본드'는 환경문제를 해결하거나 그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을 목적으로 발행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이다.
SK지오센트릭은 그린본드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은 폐플라스틱 재활용(리사이클)을 통한 환경오염 문제해결을 추구하고, 친환경 제품을 확대하기 위한 시설자금(230억원)과 타법인증권취득(70억원)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일반회사채 3년물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채무상환에 쓴다.
SK지오센트릭이 '그린본드' 발행에 나서는 것은 지난해 4월 900억원어치를 처음 발행한 이후 두 번째다. 당시 5년물로 발행된 그린본드는 원래 700억원을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4천600억원의 매수자금이 몰리며 6.5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시 함께 발행했던 일반 회사채(3년물·10년물)보다 경쟁률이 높았다.
SK지오센트릭은 지난해 9월 세계 최대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하며 사명을 변경했다. 석유로부터 만들어진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다시 석유를 뽑아내는 '세계 최대 도시유전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차세대 재활용 기술 확보 ▲재활용 클러스터 구축 ▲3R 솔루션 개발 ▲친환경 소재 확대 및 친환경 원료 도입 등 플라스틱 생산부터 분리수거 후 재활용까지 플라스틱 순환경제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이를 위한 1차 목표로 2025년까지 국내외에 약 5조원을 투자해 연간 국내 플라스틱 생산량에 해당하는 90만톤 규모의 폐플라스틱 처리 설비 능력을 확보하고, 친환경 소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2027년까지는 SK지오센트릭의 글로벌 플라스틱 생산량 100%에 해당하는 연간 250만톤을 직간접적으로 재활용한다는 계획도 수립했다.
SK는 구체적으로 차세대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확보를 위해 국내외 파트너들과 업무협약(MOU)를 맺고 사업 협력을 추진하고, 열분해 후처리 기술도 자체 개발하고 있다. 특히 오염된 단일재질과 복합재질 플라스틱까지 재활용 가능한 용매 추출, 해중합 및 열분해 등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보유한 해외 파트너들과 기술도입, 합작법인(JV) 설립, 지분투자 등 협업을 기반으로 국내외 생산설비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SK지오센트릭은 지난달 미국 플라스틱 재활용 업체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에 5천500만 달러(약 680억원) 규모의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양사는 올해 안에 한국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공장 건설에 착수해 2024년 말까지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내에 폐플라스틱 재활용 생산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삼양패키징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381억원에 지분 10%를 취득했다. 지난해 7월에는 캐나다 소재 루프인더스트리에 5천650만 달러(약 700억원)를 투자해 지분 10%와 아시아 지역 독점권을 확보했고, 국내 공장 건설을 위한 기술 검증과 타당성 평가를 진행 중이다.
이번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SK지오센트릭의 신용등급이 지난해 말 기존 'AA0'에서 'AA-' 한 단계 떨어진 것은 부담이었다. 2020년 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과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실적 악화, 폐플라스틱 등 신사업 투자가 재무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한국신용평가는 "작년 하반기 이후 글로벌 공장 재가동과 대규모 신증설 물량 출회로 수익성이 낮아졌다"며 "공급 부담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나프타 가격 급등, 중국 주요도시 봉쇄에 따른 세계경제 불확실성으로 당분간 저조한 수익성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 신규 사업 관련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있어 재무안정성 개선에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에 일반회사채와 그린본드 모두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하며 시장의 우려를 떨쳐내게 됐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다각화된 포트폴리오와 상위의 시장지위를 가지고 있다"며 "아로마틱 부문의 업황 개선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점진적인 이익창출 증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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