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팬들에게 정말 죄송할 따름입니다." 2021-22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는 팀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사례로 인해 힘든 일정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2월) 초반 선수단내 집단 감염이 나오면서 한 차례 중단된 여자부 V리그가 순항하지 못하고 있다. 이후 리그 일정을 다시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여파는 여전하다. 각팀에서 양성 판정을 받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여자부는 이달 초 다시 멈춰섰다. 두 번째 중단이라는 상황과 마주했다.
한국배구연맹(KOVO)가 마련한 코로나19 메뉴얼에 따르면 중단 횟수를 떠나 총 중단일수를 기준으로 ▲1단계(중단일수 14~23일) 정규리그 정상 진행 PS 일정 축소 ▲2단계(중단일수 24일~28일) 정규리그 6라운드 종료 후 PS 미개최 ▲2단계(중단일수 29일 이상) 해당 시점 리그 종료, PS 미개최로 구분했다.
그러나 KOVO는 지난 14일 리그 재개를 발표하면서 정규시즌 경기를 모두 소화하는 동시에 단축된 일정으로 포스트시즌을 치르겠다고했다. 메뉴얼에 따라 총 중단일수가 2단계가 됐지만 1단계를 그대로 적용했다.
이를 두고 비판하는 목소리는 분명히 있고 여전히 진행형이다. 메뉴얼을 만든 쪽이 이를 변경했다는 점이 그렇다. KOVO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 초기에 해당하는 지난 2019-20시즌에는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
V리그는 무관중 경기, 시즌 중단을 거치면서 조기 종료됐다. 선수 보호 차원에서도 당시 결정에 대한 여론은 긍정적이고 받아들일 수 있는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그때와 또 다르다.
이런 가운데 여자부는 20일 IBK기업은행과 KGC인삼공사전(이하 인삼공사)을 시작으로 다시 일정에 들어갔다. 오는 22일에는 정규리그 1위 확정을 앞두고 있는 현대건설과 페퍼저축은행전이 예정됐다.
그런데 변수가 있다. 22일 수원체육관에서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는 페퍼저축은행이 엔트리 12명을 구성하지 못하게 됐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선수가 또 나왔고 여기에 부상 선수까지 있어서다.
구단은 KOVO에 22일 경기 순연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페퍼저축은행 선수단은 일단 21일 오후 수원체육관을 찾았다. 순연 또는 리그 재중단 여부를 떠나 경기 준비를 위해서다.
그런데 이날 코트 적응 훈련을 위해 수원체육관을 찾은 페퍼저축은행 선수들은 7명이다. 격리해제된지 얼마 안 된 선수는 방역 및 예방 차원에서 함께 오지 못했고 부상으로 수술을 받거나 재활 중인 선수도 빠졌다.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아이뉴스24'와 가진 전화 통화에서 "가용할 수 있는 선수 숫자가 정말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엘리자벳(헝가리)도 컨디션이 좋지 않은 편이라 세터인 구솔이 백업 아포짓으로 나와야 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인삼공사와 원정 경기에서도 비슷한 상황을 맞이한 적이 있다. 당시 12인 엔트리는 겨우 채웠지만 코트로 나올 선수가 많지 않았다. 세컨드 리베로 지정도 못하는 상황(12인 엔트리 하에서는 리베로를 1명만 지정해도 경기가 성립된다)이라 김세인이 혼자 리베로로 나왔다.
김 감독은 "1위가 확정되는 중요한 경기라는 걸 알고 있지만 선수 구성이 제대로 안된 가운데 경기를 치르는 건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면서 "구단과 코칭스태프에서 최선을 다해 코로나19 추가 양성 판정자가 나오지 않도록 관리를 했지만 결국 산발적 감염 사례가 나왔다. 부상 선수가 많이 나온 점은 나와 코칭스태프 책임이지만 너무 안타깝다. 팬들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최소 엔트리 12명을 구성하지 못하는 팀이 더 나올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 후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여전히 악화일로다. 이런 가운데 페퍼저축은행 외에 다른 팀에서 추가 양성 사례가 더이상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KOVO가 리그 중단이나 시즌 종료로 방향을 정할 경우 21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리는 흥국생명-GS칼텍스전이 올 시즌 여자부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다.
/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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