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편의점 내 '갤럭시워치4' 품귀 현상으로 오히려 삼성전자에 불똥이 튀었다. 국민지원금 지급 시기에 맞춰 삼성전자가 영업 꼼수를 부렸다고 보고 정치권에서 국정감사 시즌에 맞춰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을 증인으로 부르겠다고 선전포고 했기 때문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장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청주 서원구)은 다음달 국감에 노 사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을 증인으로 부를 계획이다.
이 의원은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신세계가 국민지원금 지급 시기에 맞춰 '갤럭시워치4'와 '갤럭시 버즈2'를 이마트24에 판매함으로써 영세소상공인들의 몫을 빼앗아 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 1인당 25만원씩 지원되는 국민지원금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피해 지원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사용처를 제한했다. 지원금이 '골목경제'로 흘러갈 수 있도록 백화점·복합쇼핑몰과 기업형 슈퍼마켓, 대형 전자판매점에서의 사용은 불가하다. 하지만 편의점에서 최신 모바일 액세서리 제품을 국민지원금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이마트24는 지난 4월 27일 이마트24 편의점에서 '갤럭시워치4', '갤럭시 버즈2' 등 신제품 판매 계획을 확정했다. 이후 8월 26일부터 이마트24 편의점에서 국민지원금이 사용 불가한 직영매장 10곳에 테스트매장을 운영해 삼성전자 웨어러블 판매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이마트24가 직영매장뿐만 아니라 가맹점에서 사전예약을 통해 국민지원금을 선결제한 뒤 오는 27일부터 배송하는 꼼수를 부렸다고 주장했다. 또 이달 6일부터 지급되는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시기에 맞춰 판촉 행사를 준비한 만큼 국민지원금 취지를 저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대기업 계열 편의점인 GS25 역시 국민지원금이 지급된 지난 6일부터 '갤럭시워치4' 판매에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곳은 삼성전자와 제품별 계약이 아닌 기업 단위로 유통 계약을 맺어 각종 전자제품을 자유롭게 유통하고 있다.
그 동안 삼성전자와 신세계 측은 국민지원금과 '갤럭시워치4'의 판매는 무관하다는 해명을 내놨다. 특히 삼성전자는 애플이 지난해 9월부터 이마트24에 정품 액세서리를 공급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에 대응하기 위해 나선 것이 되레 문제가 되자 당황한 눈치다. 애플의 경우 20개 이마트24 점포에서 제품을 판매한 후 올해 3월까지 총 1만5천여 개 상품을 판매, 총 2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바 있다.
하지만 먼저 편의점 판매를 시작한 애플이 아닌 '갤럭시워치4'의 인기로 인해 삼성전자만 부각되자 지난 11일에는 보급 수량을 이유로 이마트24 가맹점에 행사 중단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사전 예약 행사는 이달 말까지 예정돼 있었다. GS25에서도 지난 13일 다급히 판매를 종료했다.
이 의원은 "삼성전자 노태문 사장과 이마트24의 최대 주주인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했다"며 "국정감사에서 이마트24의 삼성전자 기기 판촉 과정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을 묻고 재발 방지 책임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같은 정치권의 움직임을 두고 전형적인 '대기업 때리기'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이마트24는 '갤럭시워치4' 품귀 현상으로 삼성전자 제품 판매는 중단했지만, 애플의 '에어팟', '애플펜슬', 충전기 등은 지금도 판매 중인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들이 가맹점주들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모바일 액세서리 판매에 나선 것인데 정치권에서는 반(反)대기업 정서만 앞세워 삼성전자와 신세계만 겨냥하고 있다"며 "애플도 편의점에서 버젓이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국내 대기업들만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겠다고 나선 것은 역차별일 뿐 아니라 인기몰이에 편승한 국회의원들의 전형적인 포퓰리즘 행태"라고 꼬집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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