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카카오페이증권이 3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자본확충에 나선다. 지난 3월 100억원을 확보한 데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이로써 카카오페이증권은 출범 1년여 만에 자기자본 1천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증권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총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자본확충으로 카카오페이증권의 자기자본(자본총계)은 총 1천72억원 수준으로 높아지게 된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이사회 결정에 앞서 지분 60%를 소유한 모회사인 카카오페이는 지난 8일 이사회를 열어 카카오페이증권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80억원을 추가로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페이증권 신주 122만4천주를 받으며, 다음달 22일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해 출자를 할 예정이다. 이번 출자로 카카오페이가 카카오페이증권에 출자한 금액은 총 738억원으로 늘었다.
최대주주인 카카오페이가 카카오페이증권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함에 따라 2대 주주인 신안캐피탈(지분율 36.0%)와 기타주주(4.0%)도 유상증자에 자연스럽게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카카오페이증권이 실시한 총 3차례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도 모든 주주들이 각자 지분 비율대로 출자한 바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이사회에서 큰 이견이 없으면 주요주주도 이번 유상증자에 120억원의 자금을 출자하게 된다.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최대주주인 카카오페이의 출자는 결정됐지만, 카카오페이증권 이사회의 결정은 내려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주주배정 유상증자안을 논의한 뒤 최종 결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해 2월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한 뒤 사명을 바꿔 출범했다. 이후 같은 해 5월 230억원, 8월 100억원, 올해 3월 100억원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이번 300억원까지 포함하면 총 4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730억원의 자본을 확충하게 된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출범 1년 만인 지난 3월 증권 계좌 수가 400만을 넘어섰다. 증권업계 3위인 한국투자증권이 15년 만인 올해 3월 400만 계좌를 돌파한 것과 비교하면 무서울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자기자본이 1천억원을 넘어서며 핀테크 증권사로 시장 선점 경쟁을 펼치고 있는 토스증권과의 경쟁도 가속화하고 있다.
토스증권은 올해 들어서만 총 5차례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63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며 지난 5월 자기자본 1천억원에 올라선 바 있다.
금융업에서는 수익의 원천이 되는 신용공여 잔고나 투자자산의 상한선이 전부 자기자본을 기준으로 정해져 있다. 신생 핀테크 증권사인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은 자기자본 규모가 곧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자본확충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이 기존 증권사와 차별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국내 주식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율이 크게 낮아진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를 주요 고객으로 하는 리테일 영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증권업계의 자산관리 수수료도 이미 낮아질 만큼 낮아졌고, 투자은행(IB) 부분은 신생 증권사로서 역량이 아직 안된다는 점에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만으로는 성장이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전문은행도 자본 성장에 앞선 카카오뱅크가 케이뱅크보다 빠르게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핀테크 증권사들의 가치는 자본 성장 속도를 근거로 평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카카오페이는 지난 4월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시장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며 기업공개(IPO)를 본격화했다. 거래소의 예비 심사 기간이 2개월 정도 소요되는 점을 고려할 때 이르면 6월 말 심사를 통과해 올 하반기 중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의 상장 후 기업가치가 10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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