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신세계의 역사가 곧 국내 유통업의 역사'라는 말이 있다. 신세계의 역사는 일제 강점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의 신세계 본점은 과거 일본 미쓰코시백화점 경성점이 있던 곳이다.
미쓰코시 경성점은 1930년 10월 24일 문을 열었다. 비록 일본 기업이기는 하지만 미쓰코시 경성점은 우리나라에 들어선 최초의 백화점이었다. 르네상스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미쓰코시 경성점은 세계 최초의 백화점인 프랑스 봉마르셰와 영국 왕실백화점 해롯의 외관과 매장 구성 등을 모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4일 신세계백화점 개점 90주년을 맞는다. 5년 전까지만 해도 개점일에 맞춰 대대적인 홍보와 세일에 나섰지만, 지금은 개점일을 지우고 창립일로 대체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당시 일본 백화점은 지금의 신세계와 연관이 없는 데다, 일본 백화점을 '국내 유통업의 효시'로 지칭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신세계백화점이 미쓰코시 백화점이 뿌리라는 홍보에 업계의 반응은 냉랭했다. 일본 미쓰코시 백화점을 전신이라 부르며 신세계의 역사가 시작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 일본 백화점 지점인 미쓰코시가 아니라 민족 자본으로 1932년 설립된 화신백화점을 국내 첫 백화점으로 보고 있다고 업계에서 강조한다.
미쓰코시 백화점은 해방 후 1945년 9월 15일 동화백화점으로 상호가 바뀌었다. 1948년 소유권은 한국무역협회로 넘어갔고 1950년 6·25 전쟁 이후 미군 국방마트(PX) 등으로 사용됐다.1961년 박정희 정권이 외래품 판매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경영난에 허덕였다. 이후 1962년 동방생명에 팔렸다가 1963년 삼성에 인수됐다. 범삼성가인 신세계가 백화점과 인연을 맺은 것은 이때부터다. 1963년 11월 12일 문을 연 신세계백화점은 그 시작부터 '최초'와 '최고'의 기록으로 가득하다.
1969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직영 백화점 체제를 선보였고, 1969년 신용카드도 최초로 출시했다. 신용카드 출시와 함께 그 해 대대적인 바겐세일을 실시한 것도 신세계가 처음이다. 당시에도 국내를 찾는 귀빈 등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관광코스는 신세계백화점이었다.
업계를 선도해온 신세계는 1973년 패션 국제화에 발 맞추기 위해 '맥그리거'와 기술제휴를 맺고 해외브랜드를 처음 도입했다. 당시 낙후되어있던 국내 의류 시장에 새로운 발전을 가져와 기성복 시대를 여는 시초였다.
신세계백화점은 현재 해외 패션이 국내 패션과 비슷할 정도의 매출 비중을 선보이고 있다. 매출 성장세가 높은 MD를 선제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새로운 브랜드를 고객들에게 제일 먼저 소개하는 것이 백화점의 의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000년 오픈한 국내 최초 럭셔리 편집숍 '분더샵'은 하이엔드 브랜드에서부터 국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다양한 패션 브랜드를 소개해왔다.
앞서 신세계는 미쓰코시 백화점을 신세계백화점의 전신이라고 명시했지만, 지금은 11월 12일로 창립일만 챙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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