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지난해 말 권원강 회장의 6촌 동생인 권순철 상무의 갑질 이슈로 몸살을 앓았던 교촌에프앤비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한다. 창업주인 권 회장이 회장직과 대표이사직을 모두 내려놓기로 결단을 내렸다.
권원강 회장은 13일 경기도 오산시에 위치한 교촌에프앤비 본사에서 열린 창립 28주년 기념일 행사에서 경영 퇴임을 공식 선언했다. 이에 따라 신임 대표에는 황학수 현 교촌에프앤비 총괄사장이 선임될 예정이다.
권 회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대외 환경 속에서 경영 혁신 없이는 미래가 불투명하다"며 "교촌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하는 본사 직원 및 가맹점 모두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변화와 혁신에는 한 사람의 회장이 아닌 보다 투명하고 전문화된 경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퇴임 결정 배경을 밝혔다.
교촌에프앤비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권 회장은 노점상, 해외건설노동자, 택시기사 등 직업을 거치다 40세에 교촌치킨을 시작, 업계 1위 기업으로 성장시켜 프랜차이즈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교촌은 지난해 기준 연매출 3천188억 원을 기록했다.
권 회장은 그동안 정도경영을 기반으로 한 가맹점 위주의 정책을 펼치며 프랜차이즈 업계의 모범이 돼 왔다. 철저한 영업권 보호 정책으로 가맹점 숫자를 무리하게 늘리기 보다 내실을 강화하는데 집중했다.
실제로 교촌치킨 가맹점 수는 1천 개를 돌파한 2003년 이후 15년 이상 950~1천100개 사이에 머물러 있다. 가맹점을 크게 늘리지 않고도 본사와 가맹점 모두 3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등록된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현존하는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450개 중 가맹점당 연평균 매출액 1위는 교촌치킨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권원강 회장은 지난해 말 6촌 동생 갑질 사건 이후 구설수에 오르며 위기를 맞았다. 권 회장의 6촌 동생인 권 상무는 직원을 때리고 욕설하는 등의 갑질을 벌여 퇴직했으나, 10개월 만에 다시 복직해 보복인사를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로 인해 일부 소비자들이 '교촌치킨 불매운동'에 나서는 등 회사에 대한 이미지는 급격히 추락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일로 교촌에프앤비의 '친족 경영의 폐해'가 사라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이번 일은 과거 사건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50조 원 시장 규모와 종사자 수 100만 명을 넘어서며 성장을 이어가는 국내 프랜차이즈의 급에 맞게 경영 시스템도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권 회장의 이번 퇴임 결정은 대부분 오너경영 체제인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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