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지수 기자]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은행권의 '남북경협' 연구가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6일 청와대 발표에 따르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재계 인사들과 함께 평양을 찾는다. 금융권에서는 이 회장이 유일하게 정상회담에 참여하게 됐다.
이 회장은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남북경협에 큰 관심을 드러내왔다. 제1차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5월 기자간담회 당시 역점 사업 중 하나로 남북경협을 언급하며 "가을엔 평양에 가보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7월에는 하반기 인사를 단행하며 기존 통일사업부를 한반도 신경제센터로 개편하고 센터 내 남북경협연구단을 신설하며 남북경협 관련 연구 조직을 확대했다.
산업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은행들도 올봄을 기점으로 '북한 공부'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6월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 이후 국책은행은 물론 시중은행들까지 북한 경제 관련 부서 신설과 함께 전문 인력 영입에 열을 올렸다.
금융연구원도 지난 5월 북한금융연구센터를 신설하고 국내 금융사들을 비롯한 금융공기업,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포럼을 개최하는 등 금융권 전체에 '북한 공부' 열풍이 불기도 했다.
◆ 지지부진 '금융 경협', 평양 회담에 기대…대북제재 벽 넘어야
이후 비핵화, 종전 여부 등을 두고 북미 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은행권의 경협 관련 연구 결과 발표도 다소 잠잠해진 상태다. 여기에 최근 국내 경제 지표가 좋지 않은 데다 북한 석탄 밀반입 의혹 등으로 북한을 바라보는 대중적인 시선까지 지난봄처럼 우호적인 상황은 아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경협을 비롯한 북한 경제 관련 연구를 꾸준히 진행 중"이라면서도 "최근 경제 침체와 지지부진한 북미 협상 등으로 인해 여론이 좋지 않아 연구 진행 과정이나 성과 발표 등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6일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정부가 추진해 온 '한반도 신경제구상' 또한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며 정상회담 과정에서 경제 관련 논의도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이번 회담에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 등 남북협력사업 관련 기업 대표들도 동행한다. 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경협 관련 연구는 물론 구체적인 사업 내용에 대한 밑그림도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북한 전문가는 "지난 10년간 경협을 비롯한 심도 있는 북한 경제 관련 연구가 거의 진행되지 않아 (남북경협 연구는) 이제 겨우 제대로 된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상황"이라며 "대북제재가 지속되고 있고 현재 북한의 경제 여건, 인프라 등이 크게 뒤처진 것으로 알려져 있어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지수기자 gs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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