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영란법' 후 첫 명절…농·축·수산물 선물세트 매출 ↑

[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으로 농·축·수산물에 한해 10만 원 한도까지 선물할 수 있게 되면서 설 선물세트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신세계백화점이 이달 5일부터 진행된 설 예약판매 매출을 살펴본 결과, 전년 설 대비 10.4%로 두 자릿수 신장세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축산(한우) 24.0%, 수산 5.0%, 농산 21.7% 장르가 크게 신장하고, 건강·차(-5.4%), 주류(-5.8%)는 전년 설보다 매출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모든 장르의 설 선물을 국내산과 수입산으로 나눠 매출을 비교한 결과, 국내산 선물은 12% 가량 신장하고 있으며 수입산은 3% 가량 마이너스 신장세를 보였다. 가격대별로는 5만 원 이하 가격대가 다소 주춤하고, 상대적으로 국내산 선물 비중이 높은 5만 원 이상 10만 원 이하 가격대 선물군 신장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과일, 곶감, 멸치, 갈치 중심의 10만 원 이하의 상품은 62% 가량 신장하는 반면, 작년 추석까지 가파른 신장세를 보이던 수입 과일, 견과류, 육포 등 수입상품 중심의 5만 원 이하 선물은 26% 역신장하며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올 설은 김영란법 개정으로 10만원 한도까지 선물할 수 있게 돼 5만 원 이하 상품들이 많아 지난해까지 고신장을 이어가던 건강·차 장르와 주류(와인) 수요는 다소 줄어든 반면 축산, 농산 장르가 크게 신장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백화점·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이번 설을 앞두고 농·축·수산물을 앞세워 설 선물세트 판매 경쟁에 본격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설 선물용으로 10만 원 이하 농축수산물 세트 품목을 지난해 30개에서 올해 57개로 늘렸다. 현대백화점 역시 10만 원 이하 국내산 선물 세트 비중을 전년 대비 20% 늘렸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번 설에 10만 원 이하 선물에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하고 제주 한라봉 세트, 바다향 갈치, 자연을 담은 멸치티백 세트 등 10만 원 이하 국내산 선물을 전년 설 대비 15개 품목을 새롭게 내놨다. 또 오는 25일까지 한우, 사과, 배, 굴비, 갈치 등 총 196가지 설 선물을 최대 70% 할인하는 설 선물세트 예약 판매도 진행한다.

더불어 신세계백화점은 26일부터 모든 점포에 설 선물 판매 특설 코너를 두고 국내산 선물 품목과 물량을 늘려 본격적인 명절 선물 판매에 나선다.

신세계백화점 식품생활담당 김선진 상무는 "김영란법 개정 이후 첫 명절인 이번 설 예약판매에서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던 5만 원 이하 선물은 다소 주춤한 반면 국내산 중심의 10만 원대 선물이 고신장하고 있다"며 "설 선물 트렌드를 반영해 10만 원대 국내산 중심의 선물 품목과 물량을 늘려 설 기간 선물을 준비하는 고객 수요를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배 선물세트 가격을 전체적으로 2017년 설 대비 20~30% 싸게 책정해 선보이고, 1~2인 가구를 겨냥해 기존 배 선물세트보다 용량을 줄인 5kg 1상자에 1만8천~1만9천 원대 선물세트도 기획 출시했다.

또 이마트는 수입과일에 밀려 수요가 크게 감소해 올해 상품 시세가 평년 대비 14.3% 낮아진 사과도 지난해 설 대비 10~20% 저렴한 선물세트로 구성해 선보였다. 더불어 시세가 전년 대비 10% 가량 오른 한우의 경우 선물세트 9종 가격을 지난해 설보다 낮춰 물가 안정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수산물의 경우 민어굴비 세트 물량을 작년 설 1천500세트에서 올 설에 5천 세트로 3배 늘렸다.

이마트 최훈학 마케팅담당은 "올해 들어 사과·배 등 과일 시세가 예년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산지 직거래를 통해 가격 부담을 더욱 낮춘 1만 원대 배 선물세트 등 다양한 과일 선물세트를 마련했다"며 "가격이 급등한 참조기도 민어, 굴비 등 다양한 대체품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합리적인 가격의 선물세트를 선보였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최근 김영란법 개정안 통과로 농∙축∙수산물 함량이 50%가 넘는 상품에 한해 상한선이 10만 원으로 변경됨에 따라 10만 원 이하 명절 선물세트를 강화했다. 수입 찜갈비 세트의 경우 엘포인트(L.point) 회원을 대상으로 최대 40% 할인 혜택을 준다.

또 롯데마트는 오는 2월 1일까지 설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를 진행하며 고객들의 건강을 책임질 수 있는 다양한 선물세트를 확대해 선보인다. 사전예약 판매 기간에는 '얼리버드 프로모션'을 적용해 롯데·BC·신한·KB국민·현대 등 10대 카드로 결제 시 최대 100만 원 상품권을 증정하거나 최대 30% 할인 혜택을 준다. 구매 수량별로 덤이나 선물세트도 하나 더 증정한다.

롯데마트 이상진 마케팅부문장은 "사전예약 판매기간에는 미리 구매하는 고객들이 더 큰 만족을 느끼실 수 있도록 혜택을 강화했다"며 "고객들의 건강을 책임질 수 있는 다양한 선물세트를 합리적으로 구성한 만큼 받는 이들의 만족도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