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퍼부은 상호관세 폭탄에 우리나라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정부는 대통령 부재 중에도 나름대로 미국 고위 당국자들과 통상 교섭을 진행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3일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한국을 콕 짚어 "어쩌면 최악"이라고 언급한 데다 우리나라가 이른바 '더티15'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게 되면서 미국의 주요 관세 부과 타깃이 될 가능성도 보인다.
트럼프는 이날 "한국과 일본, 다른 많은 나라가 부과하는 비관세 무역장벽이 어쩌면 최악일 것"이라며 "이런 무역장벽의 결과로 한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81%는 한국에서만 생산됐고, 일본은 94%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변덕과 한국이 가지고 있는 반도체, 우주항공, 조선 등 첨단산업 이점을 극대화한다면 개선의 여지가 없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
일본 24%·EU 20%인데 韓은 25%?
트럼프 대통령이 3일 발표한 상호 관세 대상 국가는 총 25개였다. 이중 한국에는 기본관세 10%에 국가별 상호관세 15%로 총 25%가 부과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주요 통상국 25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aa073243950a9a.jpg)
25%는 미국의 전통 우방 가운데 낮지 않은 것이다. 실제 ▲유럽연합(EU) 20% ▲일본 24% ▲영국 10% ▲이스라엘 17% ▲호주 10% 등이다. 또 주요 FTA 체결국 가운데서도 한국은 가장 높은 수준의 관세가 부과됐다.
특히 EU(2위)와 일본(8위)의 경우 지난해 대미무역흑자국 순위에서 한국(9위)보다 높은 순위에 위치해 있지만 더 낮은 관세가 부과됐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와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관세 부과 산정식은 해당 국가와의 교역에서 발생한 무역적자액을 해당국에서 수입하는 금액으로 나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국가 별 수만개의 관세, 규제, 세제 등 정책이 무역적자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지만 복잡하다"면서 "양자 교역에서 미국의 무역적자를 0으로 만들 수 있는 관세율을 도출했다"는 것이다.
이 산정식에 따르면 미국이 한국에 부과한 25%도 아귀가 맞는다. 미국이 작년 한국과의 상품 교역에서 기록한 무역적자는 660억 달러, 수입액은 1320억 달러다. 660억달러를 1320억달러로 나누면 50%(0.5019....)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의 대미 관세가 50%고 한국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는 25%라고 발표했다.
일본 역시 685억 달러(무역적자)를 1315억 달러(수입액)로 나누면 실제 대미관세와 맞아 떨어지는 46%가 나온다.
가변적인 트럼프 행정부…첨단산업 지렛대로 협상 여지도
다만 이번 상호관세 발표가 최종 확정이라고 할 수는 없다. 트럼프 행정부가 보여줬던 전례처럼 얼마든지 정책 변동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미국 정부에 소구될 한국 첨단 산업을 협상 카드로도 내세울 여지도 충분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하루 앞두고 전격 유예한 데다 3일 자동차 관세 부과를 앞두고 자동차 부품에 대해서는 한 달간 기간을 유예하기도 했다. 이번 상호관세 역시 한미 통상 당국간 교섭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허윤 서강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이번 상호관세 부과는 최종 결정으로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많다"면서 "협상력에 따라서 얼마든지 관세 부과율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 이를 차치하고 현재 상황만 놓고 보더라도 중국 등 우리나라 수출 경쟁국 대비 관세 부과가 완전히 불리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조선, 우주항공, 양자컴퓨터, 6G 등을 활용한다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백악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상대국이 보복할 경우 관세를 더 인상할 수 있고, 무역 상대국이 비상호적 무역협정을 시정하기 위해 상당한 조치를 취한다면 관세를 인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경제 및 국가안보 문제에서 미국의 이익과 일치할 경우 관세를 인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싯다르트 모한다스 전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 부차관보는 이날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좌담회에서 "발표된 관세 내용이 최후 통첩은 아니다"라며 "미국과 안보 등 현안을 논의해온 동맹국들은 (관세 협상에서) 카드를 갖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다양한 협상의제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고 그 전에도 첨단산업 협력은 여전히 해왔다"면서도 "실제 협상 카드로 쓸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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