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웅기자] 여권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검증이 본격화되고 있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달러를 받았다는 금품 수수의혹에 이어 SK텔레콤의 반 총장 일가 특혜 의혹까지 제기됐다.
특히 야당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검찰수사를 촉구하는 등 압박 강도를 높이자 여권은 반 총장에 대한 육탄방어에 나서면서 대선정국 개막의 신호탄이 올랐다는 분석이다.
반 총장은 지난 20일 미국 뉴욕 특파원들과의 기자간담회에서 "나라를 위해 한 몸 불사르겠다"며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차기대선 출마의지를 밝히면서 반 총장에 대한 견제구가 이어지고 있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서 "반 총장이 박연차로부터 거액을 받았다는 보도가 파문을 불러오고 있다"며 "검찰은 즉각 사실관계를 조사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지난 24일 시사저널은 박연차 전 회장 지인의 증언을 인용해 반 총장이 지난 2009년 '박연차 게이트' 당사자인 박 전 회장으로부터 2005년, 2007년 등 총 23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반 총장 측은 강하게 부인했다. 반 총장 측근은 24일 입장자료를 통해 "반 총장은 이날 전까지 박 전 회장과 일면식도 없었으며 이후에도 만난 적이 없다"며 "앞으로 이런 황당무계한 음해에는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해명했다.
이 밖에도 SK텔레콤이 반 총장의 아들 우현 씨에 대해 골프 부킹, 취직 특혜 의혹도 제기됐다. 조카 주현 씨는 사기 사건으로 미국에서 13건의 소송에 휘말리면서 큰아버지의 직분을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친박·비박 한 목소리 "野의 潘 공세, 정치적 마타도어"
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표와 여론조사에서 각축전을 벌이는 반 총장에 대해 총공세에 나섰다.
기동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현안브리핑에서 반 총장을 향해 "박연차 의혹, 성완종 관련 의혹, 조카의 국제 사기사건 등 의혹에 대해 해명하라"며 "이코노미스트의 역대 최악의 총장이라는 평가, 뉴욕타임스의 '힘없는 관측자' 혹평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새누리당은 반 총장 구하기에 나섰다. 친박계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임기가 끝나지 않은 자국 출신의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금품수수 의혹을 제기하며 무차별적 흠집 내기 공세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비박계 김성태 의원 역시 "줬다는 사람도, 받았다는 사람도 없는 근거없는 의혹제기에 민주당이 이때다 싶어 부화뇌동하고 나섰다"며 "반 총장의 등장에 지레 겁먹고 허둥거리는 모습이 오우천월과 같다"고 비판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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