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웅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3차 대국민 담화를 통해 거취 결정의 공을 국회로 넘기자 야권과 함께 탄핵을 추진해 온 새누리당 비박계가 동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탄핵 추진을 보류하자는 의견까지 나오면서 '탄핵 단일대오'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김무성·나경원·정병국 등 비박계 의원들은 2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통령의 담화를 지켜본 뒤 20분가량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하지만 이날 비공개 회동에서 비박계 의원들은 대통령 담화문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정리하지 못했다.
김 전 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총회에서 논의되는 내용을 지켜보겠다"고 입장발표를 유예했다. 김 전 대표는 대통령 담화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언급하지 않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나경원 의원 역시 "상황은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면서도 "일단은 여야 합의를 먼저 봐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황영철 의원도 이날 대통령 담화 발표 직후 방송 인터뷰에서 "솔직히 많은 고민이 있다. 어떤 판단을 내릴지 당장 어렵다"며 "이번 결정은 국회 하기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정치권 내에서 심도 있는 논의들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예정대로 대통령 탄핵 추진해야"
반면 다른 비박계는 대통령 탄핵에 대해 기존의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하태경 의원은 "국회가 먼저 대통령 하야촉구결의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며 "대통령이 다음달 7일까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그때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면 된다. 결국 국회는 탄핵을 추진하든지 대통령에 대한 하야촉구 결의안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탈당한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용태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은 지금 이 순간까지 자기 처지를 모면하고자 온갖 용을 쓰고 있다. 어림도 없다"며 "국회는 법대로 이번 정기국회 안에 반드시 탄핵을 의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남 지사는 "탄핵찬성 입장을 밝힌 새누리당 의원들이 흔들려선 안된다"며 "국민모두가 지켜보고 있다. 대통령은 조건없이 사퇴하고, 탄핵은 흔들림없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비박계의 탄핵 단일대오를 깨지 말 것을 요청했다.
한편, 현재 비박계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해 대통령 탄핵 등 현안에 대해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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