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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한성숙 CEO 시대로…콘텐츠·기술 5천억 투자


김상헌 네이버 "나는 지주목 역할" 바통터치 선언…기술 플랫폼 변화 예고

[성상훈기자] "저는 네이버라는 나무가 뿌리를 잘 내리도록 하는 '지주목' 역할이었습니다. 이제는 지주목을 떼어낼 시기가 됐다고 봅니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22일 서울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네이버 커넥트 2017' 오프닝 세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8년간의 네이버 대표이사 활동 소회를 이같이 전했다.

김 대표는 "부끄럽지만 스스로 생각하는 가장 큰 성과는 내부의 인재를 성장 시키는 시스템을 만들었다는 것"이라며 "한성숙 신임 CEO 내정자도 그런 시스템 속에서 성장한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셀 조직의 집합체인 네이버는 특유의 일사분란한 의사결정 체제를 갖추고 있다. 김 대표는 이같은 시스템을 만들고 체계화 시켜 사내 인재 성장 생태계를 만들어 냈다.

한성숙 신임 내정자도 "서비스 중심으로 운영해 오면서 잘 정리된 내부 체제가 없었다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었을 것 같다"며 "앞으로 대내외적으로 풀어야 될 것이 굉장히 많은 상황이기에 이를 다 풀어가면서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거라 본다"고 의견을 보탰다.

이날 행사는 김상헌 대표가 공식적으로 한성숙 CEO 내정자에게 바톤터치를 하는 의미가 깊다.

김 대표는 "CEO가 된다면 철학, 소신, 원칙, 가치관이 필요하고 한 사람이 전체를 결정할수는 없지만 맨 앞에서 리드하고 끌고 나가기 위해서는 원칙에 따른 결정이 중요하다"며 "스스로 바깥에서 설득하고 내부 임직원을 설득해서 혼연일체의 마음으로 회사를 이끌어가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한 내정자를 향해 당부했다.

한 내정자도 "대표라는 자리는 서비스를 총괄하는 자리와 차원이 다른 자리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며 "네이버의 한성숙 서비스 총괄이 아닌 '네이버의 한성숙' 이라는 자리가 심각하게 큰 문제인지를 실감하고 있는 중"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한 내정자는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도 '일관 자세로 일하되 다 변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하셨다"며 "일하던 자세는 유지하되 파트너와 상생하는 형태로 회사가 변화했으면 좋겠다는 의도로 이해했고 그런 부분에 맞춰 앞으로는 많은 부분들이 변화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다음 걸음은 기술 주도 플랫폼 성장"

김상헌 대표와 한성숙 CEO 내정자는 이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남을 통해 그동안의 성과와 더불어 '기술 플랫폼'이라는 차세대 로드맵을 내놨다.

이날 행사에서 네이버가 강조한 두가지 키워드는 '기술'과 '글로벌'이다. 기술 플랫폼을 근간으로 파트너와 함께 성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술 플랫폼은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네이버가 개발하는 독자적인 기술을 파트너들이 함께 공유하고 사업을 이끌어가는 생태계를 의미한다.

한 내정자는 "기술을 바탕으로 프로젝트 꽃의 약속은 더욱 실현 가능해지고 지속 가능해질 것"이라며 "네이버의 기술 플랫폼으로 변신은 차세대 첨단 기술을 광고주, 스몰비즈니스 분들과 창작자들 누구나 손에 쥐고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친숙한 도구로 바꿔내는 일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한 내정자는 단기적으로는 '개인화'를 위한 추천 서비스의 출현을 예고했다. 이를테면 지금까지 동일한 뉴스와 동일한 콘텐츠가 동일한 메뉴로 사용자들에게 제공돼왔다면 향후에는 사용자를 위한 맞춤형 추천 형태로 제공되는 실험이 진행중이라는 것.

네이버는 여기에 통번역앱 '파파고'에 적용된 인공지능 기술들이 다양하게 활용되는 테스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최근 공개한 인공지능 대화 툴 '아미카'와 음성 콘텐츠 관련 플랫폼도 어떻게 만들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도 준비하고 있다.

◆"지도 반출 역시 중요한 문제"

김 대표와 한 내정자는 최근 이슈가 됐던 구글 지도반출 여부에 대한 정부의 불허 결정을 두고 전사적으로 중요한 문제라고 언급했다.

한 내정자는"지도 문제는 네이버가 기술 플랫폼으로 가는데 있어서 파트너와 사업을 하는 부분과도 연관된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검색이라는 플랫폼 공간에서 지도는 이동과 관련된 부분인 만큼 위치 정보를 누가 갖고 있느냐가 중요한 사업 공간이 된다"며 "이것을 놓치고 갈 경우 네이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 ICT 산업 구조에 있어서 중요한 사안"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서비스 하나의 문제가 아닌 전체 플랫폼 관점에서 위치정보, 시간정보에 대한 데이터는 매우 중요하다고. 네이버의 서비스를 예로 들면 '플레이스' 주제판의 경우 서울, 경기, 강원 등 지역별로 나눠져 있지만 개인의 위치에 따라 본인 승인하에 많은 부분 위치 정보 서비스들이 제공될 수 있다고 한 내정자는 설명했다.

◆콘텐츠·기술 분야 5년간 5천억 투자

네이버가 지난 5년간 콘텐츠와 기술 분야에 투자해온 금액은 약 2천억원 수준. 네이버는 프로젝트 꽃과 더불어 뮤지션 리그, 브이앱 라이브, 동영상 플레이어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전방위적인 투자를 해왔다. 투자 성과에는 최근 공개된 아미카와 실내정밀 지도제작 로봇 M1도 포함돼있다.

네이버는 이를 두배 이상 늘려 향후 5년간 콘텐츠와 기술에 5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중 1천억원은 스몰 비즈니스의 창업과 성장, 창작 생태계 조성과 창작자 글로벌 진출에 각각 500억원씩 투자된다.

2천600여명의 네이버 전체 임직원 중에서 기술 개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 수준. 이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미래 기술을 위한 조직 네이버랩스도 분사를 통해 일사분란한 조직으로 변모하게 되며 네이버 랩스 차원에서 1조원의 기술 투자도 향후 따로 이어질 예정이다.

한 내정자는 "네이버의 기술 투자와 파트너들을 위한 투자는 더 지속될 것이고 이에 필요한 기술 이력 확보를 위한 인재 채용도 적극적으로 더 많이 이뤄질 예정"이라며 "파트너를 위한 투자 1천억원 외 4천억원은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가지 형태로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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