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강민경기자] "가상현실(VR) 게임을 만들거나 테스트를 할 때는 꼭 한쪽 눈을 감으세요."
게임엔진 유니티의 글로벌 에반젤리즘 최고 책임자 칼 캘러워트는 26일 강남 섬유센터에서 열린 '유니티 데이'에 강연자로 나서 이같이 조언했다. 보다 사실적이고 입체적인 가상현실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두 눈을 뜨는 것보다 한쪽 눈을 감고 작업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칼 캘러워트는 "한쪽 눈(단안시)에 입체감을 느끼기 위해 사용될 수 있는 정보는 11종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데 반해 양쪽 눈(양안시)에 입체감을 주는 요소는 3개에 불과하다"며 "한쪽 눈으로 봤을 때 입체적인 환경을 만들었다면 두 눈으로 만든 것보다 훨씬 큰 입체감을 준다"고 말했다.
한쪽 눈만 뜬 상태에서도 충분히 입체적이라는 느낌을 들게 가상현실 환경을 구현하면, 두 눈을 뜨고 접했을 때 훨씬 더 몰입감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사람의 눈 구조와도 관련이 있다. 사람의 두 눈은 서로 이격돼 있어 동시에 하나의 광경을 보더라도 좌측 눈과 우측 눈이 서로 다른 이미지를 본다. 이후 두 이미지가 겹쳐지면서 한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 섬세하고 거리감 등을 느끼게 된다.
그는 "사물이 10미터 이내 존재할 때 좌 우측 안구 근육이 수축해 겹치게 된다. 근육이 더 수축할수록 사물이 더 가까이 있다는 의미"라며 "하지만 사물이 10미터 바깥에 있을 경우 이것이 적용되지 않아 입체적 효과가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가상현실 몰입감 위해…현장감 중요
칼 캘러워트는 이밖에도 가상현실의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현장감(presence)을 부각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트르담 대성당,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물을 예로 들며 평면에 가까운 사진도 빛의 방향이나 그림자의 크기에 따라 얼마든지 입체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발자들은 가상현실에서 멋진 건물을 지을 수 있는 건축가가 돼야 한다"며 "기기를 썼을 때 영상을 부피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이를 위해서는 빛과 그림자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며 "입체감을 살리기 위해서는 일상 생활에서 익숙하게 접할 수 있는 사물을 집어넣으면 된다"고 말했다.
깊이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사물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조언도 했다. 정지(Stop) 표지판이 나와있는 사진을 예시로 든 칼 캘러워트는 "평면적인 사진에서 깊이감을 느낄 수 있는 이유는 멀리에 정지 표지판이 나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정지 표지판 크기에 비춰 주변의 사물 크기를 가늠한다는 의미다.
눈에 보이는 이미지의 질감 또한 입체적인 영상미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지적이다. 그는 "필터를 만들어 멀리 있는 사물의 색채를 옅게 만들거나 질감의 차이를 주면 입체감을 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니티 데이는 최근 화두로 떠오른 가상현실 게임 개발 노하우와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유니티가 마련한 오프라인 이벤트다. 이날 회사 측은 주요 가상현실 플랫폼과 가상현실 콘텐츠 제작 노하우 등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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