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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마비法' vs '합의 때 시행', 국회법 다른 논리


與 정쟁 청문회로 국정 마비 우려, '진박' 정종섭 위헌 제기

[채송무기자]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여야의 주장이 치열하게 부딪히고 있다.

국회 상임위 차원의 상시적 청문회가 가능하도록 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정부와 여당은 위헌 소지를 제기함과 동시에 '행정부를 마비시키는 법'이라고 공격하고 있는 반면, 야권은 '지나친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이는 우리 국회의 수준에 대한 해석 차이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우리보다 많은 국회 차원의 청문회가 열리지만, 국정 마비로 평가되지 않는다. 그러나 여당에서는 미국과 우리 국회의 차이를 들며 여소야대 정국에서 정쟁을 이유로 한 청문회들이 이뤄져 사실상 국정이 마비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정부도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이 엿보인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하루 앞둔 24일에도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어제 드린 말씀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대응 입장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 내부에서는 비공식적으로 국회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 표현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이석준 국무조정실장이 23일 "행정부 공무원들의 업무 위축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에서는 헌법전문가로 전직 행정자치부장관인 정종섭 당선자가 나섰다. 정 당선자는 24일 국회 브리핑에서 "개정안은 성격상 입법청문회, 인사청문회, 안건관련 심사청문회 외 조사청문회를 도입하는 것"이라며 "조사청문회는 국정 전 분야에 대해 무제한적으로 대상과 범위의 무제한성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당선자는 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통과된 '국회선진화법'을 언급하며 "당시에도 위헌성 논란이 있었지만 충분한 검토 없이 통과돼 19대 국회를 역대 최악의 국회로 만들었다"면서 "이것은 정당 간의 경쟁 문제, 계파적인 문제도 아니고 개정안이 그대로 가면 20대 국회가 정상적으로 가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野 강력 반발 "왜 청와대가 국회 운영에 거부권 행사하나"

야권은 국회 상임위 운영이 교섭단체 합의로 이뤄지는 만큼 이같은 정부여당의 우려는 국회를 지나치게 낮게 평가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야당은 이를 협치의 바로미터로 보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서는 안된다고 압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문제는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할 사안이 아니다"며 "다 여야 간사의 합의를 토대로 상임위를 운영한다. 의회 민주주의를 어떻게 보고 이런 접근을 하나"고 질타했다.

우 원내대표는 "거부권을 행사하신다면 이제는 국회가 행정부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며 "그렇게 나라가 돌아가면 되겠나"고 강력한 입장을 표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국회가 자제 능력도 있고 국회 역시 국민을 의식하는데 '청문회 왕국이 될 것이다. 도저히 국정을 살필 수 없다'는 말로 호도하면서 국민 여론을 불러일으키려고 정부 실무자들마저 나서고 있다"며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박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하지는 않겠지만, 만약 행사한다면 20대 국회에서 여소야대가 협치를 할 수 있는 산뜻한 출범을 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강하게 압박했다.

여야는 이처럼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법의 처리 여부가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 이후 위기에 처한 정부와 야권의 협치 여부를 결정할 바로미터가 되는 분위기여서 정부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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