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우리 사회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양 극단으로 갈리고 있다. 이같은 극단적 갈등 구조는 내년 총선 구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권은 그동안 계파 갈등의 원인이 됐던 공천룰 논란을 정리하고 역사교과서 문제에 나선 상태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12일 중등학교 교과용도서의 국·검·인정 구분고시를 행정 예고한 이후 박근혜 대통령은 방미 전 "올바른 역사교육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역사를 바르게 인식하고 올바른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긍심과 자부심을 갖고 자라나도록 가르치는 것은 국가와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직접 입장을 밝혔다.
야권과 시민단체도 하나로 뭉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대표와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비공개 회동을 통해 단일 대응을 약속했고, 무소속 천정배 의원도 15일 심상정 대표와 만나 공동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시민단체는 서명운동과 촛불집회 헌법소원 등 구체적 행동에 들어섰고, 연세대 사학과 교수 13명이 "향후 국정교과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어떤 형태로든 일절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학계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우리 사회가 이처럼 보혁으로 나뉘어지면서 정치권은 향후 상당기간 동안 변수 없는 보혁 갈등 구도로 이어질 전망이다. 역사교과서 논란은 국정화가 현실화되는 2017년까지 집필진 선정, 수정 내용 등이 불거질 때마다 우리 사회의 갈등 이슈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이후 정치권에서 다른 변수가 등장하는 것을 막을 전망이다.
◆총선 득실, 與 높은 조직력 무기-野 내부 갈등 수습
지난 총선과 대선에는 국민들의 정치 변화 열망이 가장 큰 변수였다. 정치권 밖에 있던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변화 열망의 상징이 되면서 지지율 1위였던 박근혜 당시 후보를 뛰어넘기도 하는 등 국민적 지지를 받기도 했다.
이번 총선과 대선에서도 국민들의 정치 변화 열망은 여전히 높다. 지난 대선 당시 관심이 높았던 경제 민주화와 복지 역시 오히려 커진 빈부격차와 함께 '헬조선'이라는 속어가 나올 정도로 젊은 층들의 좌절이 높은 상태여서 다음 선거 때도 화두가 될 전망이다.
이 때문인지 여야 정치권은 현재도 현역 의원 물갈이 입장을 밝히는 등 경쟁적으로 정치 변화 공약을 내세우고 있지만 국민들의 시선은 차갑다. 이에 무소속 천정배 의원 등 현재의 정치 질서를 대체하겠다는 신당도 나오고 있어 현 정치권 외의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역사교과서 문제로 이뤄진 현재의 보혁 갈등 구도가 앞으로 상당기간 이어지면 총선 변수는 줄어들게 된다.
이같은 보혁 구도 하의 진검승부에서는 조직력과 결집력이 높은 보수정당이 승리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야권에서는 이번 역사교과서 국정화 이슈가 총선까지 이어지는 여권의 필승 전략으로 보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야권은 거대 정당인 새정치민주연합 중심의 구도가 짜여질 수 있다. 실제로 교과서 갈등 속에 내부 갈등이 수습됐고, 새정치민주연합 대체를 선언했던 신당도 동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여야가 거대 정당 중심으로 짜여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우리 사회에서 없어져야 할 극단적 갈등과 편가르기를 극대화할 가능성이 커 선거 이후에도 전 국민이 커다란 후유증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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