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신세계 상품권 시중 유통…소비자 피해 우려

[장유미기자] 지난 8월 출시된 신세계백화점 상품권이 위조된 채 시중에 판매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일 신세계 측은 "1천100만 원어치 가짜 상품권이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 지난달 21일 관할 경찰서에 바로 수사를 의뢰했다"며 "현재 200만 원을 제외한 900만 원 정도가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상품권은 신세계가 지난 8월 선보인 동전으로 긁는 스크래치형 상품권으로, 일련번호 6자리와 상품권 번호 등을 입력하면 전자화폐로 사용할 수 있다. 이 상품권은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오프라인 매장뿐 아니라 신세계 온라인몰인 'SSG닷컴'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신세계 등에 따르면 위조된 상품권은 스크래치 부분이 교묘하게 덮여진 채 상품권 할인판매 업소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육안으로는 식별이 어려운 데다 시중 상품권 할인 판매소나 다양한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되면서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스크래치형 상품권은 기존 종이상품권과 달리 고객이 직접 매장을 방문하거나 등기로 상품권을 백화점으로 보내 확인한 후 포인트로 전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어 고객 편의성은 높일 수 있다"면서도 "이번 신세계 상품권처럼 위조가 쉬워 악용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대부분의 백화점에서는 선보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은 스크래치형 상품권 출시를 고객 편의성 차원에서 검토했으나 보안에 취약하다고 판단해 선보이지 않고 있다. 현대백화점 역시 같은 이유로 스크래치형 상품권을 판매하고 있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크래치형 상품권은 고객들이 이용하기 편하지만 관리 허점이 그대로 노출될 위험이 높다"며 "이런 우려에도 신세계가 스크래치형 상품권을 판매한 것은 SSG닷컴을 하면서 범용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스크래치형 상품권의 판매를 중단할 계획이 없다"며 "쉽게 위조 상품권의 진위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개선 부분에 대해 논의된 것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가 된 상품권은 불법적으로 유통시키는 업자들 때문에 발생한 일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었을 시 이들을 통해 보상 받아야 한다"며 "고객들이 백화점이나 이마트 등 합법적인 경로를 통해 구입하면 문제가 없기 때문에 정상적인 판매처에서 상품권을 구입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