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대만 혼하이 그룹이 샤프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부문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인수가 성사되면 국내 업체에는 타격이 될 것이라고 22일 하이투자증권이 분석했다.
지난 21일 일본 니케이신문에 따르면 대만 혼하이 그룹이 수익성 악화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샤프 LCD 사업부문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혼하이 그룹은 샤프와 각각 지분 37.61%를 확보해 공동으로 LCD TV 패널을 생산하는 SDP를 운영하고 있는데 샤프가 보유한 SDP 지분 37.61%를 추가적으로 매입하겠다는 내용이다. 혼하이 그룹은 애플에게도 출자를 요청할 계획이다.
샤프 LCD 사업부문은 주력 제품인 LCD TV 패널과 중소형 LCD 패널 가격 하락으로 올해 적자 전환했고, 전 직원의 10% 정리해고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중에 있다.
하이투자증권 정원석 애널리스트는 "혼하이 그룹이 샤프 LCD 부문을 인수하는 것은 국내 업체에 가장 안 좋은 시나리오"라고 판단했다.
이 경우 자체적인 LCD TV 브랜드를 만들어 샤프의 높은 기술력과 10세대 생산 라인을 활용한 원가 경쟁력으로 낮은 가격에 제품을 선보일 가능성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10세대 생산능력은 60인치 크기에 최적화돼 있기 때문에 대형화 추세에 있는 LCD TV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이 점차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중소형 LCD 시장에서는 혼하이 그룹과 애플과의 관계로 인해 이들의 점유율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정 애널리스트는 "혼하이 그룹이 애플에게 출자 받아 인수한 후 다시 애플향 비중을 높여갈 경우 기존 애플의 LCD 패널 최대 공급처인 JDI, LG디스플레이와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샤프는 옥사이드 박막트랜지스터(TFT)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태블렛PC나 IT용 패널 시장에서도 경쟁이 치열해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혼하이 그룹은 지난 2012년 샤프 인수를 검토했으나 주가 하락을 이유로 계획을 철회한 바 있기 때문에 인수 가격이 어느 정도일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판단했다.
또 "일본 정부가 기술 유출 등을 이유로 일본 민관 공동투자펀드인 산업혁신기구와 협상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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