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근기자]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사진) 혁신위원장의 당내 비주류 그룹에 대한 고강도 비판을 두고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혁신위 활동이 종반부로 치닫는 가운데 공천개혁 등 민감한 사안을 다룰 최종 혁신안이 당 내분을 격화시킬 빌미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4일 제9차 혁신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혁신위를 흔들고 혁신안을 바꾸려는 의도에 대해 강력히 경고한다"며 김한길·안철수 전 대표 등 당 지도부와 혁신위에 비판적인 비주류 의원들을 질타했다.
그는 "지금도 당을 책임졌던 사람들이 혁신의 반대편에서 자신의 기득권, 자신의 정치를 위해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며 "먼저 반성하고 노력하고 희생해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 스스로 생각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안 전 대표가 혁신위 활동을 실패로 규정하고 정풍운동을 주장한 데 대해선 "전임 대표직을 맡은 분으로서 우리 당의 위기에 일말의 책임이 있는데도 그렇게 성급하고 무례하게 말한 것은 무책임하다"며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이를 두고 안 전 대표는 한 언론을 통해 "혁신위에서 혁신이 잘 안 되고 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막는다면 그것이 오히려 반혁신 행위"라고 정면 반박했다.
그는 "혁신의 성공에 대한 판단은 정치인이나 혁신위가 아닌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국민이 변화되지 않았다고 느낀다면 그런 혁신은 실패한 것"이라며 혁신위의 성과에 대한 종전 입장을 고수했다.
김한길 의원실 관계자도 "혁신안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비판조차 못하게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아무리 듣기 싫은 소리라도 의견 자체를 못 내도록 하는 게 민주주의 원칙에 맞긴 한 것인가"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김상곤 위원장이 더 무례해, 당 대표 거취 논의해야"
안 전 대표의 혁신안에 대한 이같은 반응을 두고 당내 다른 비주류 의원들도 비슷한 반응을 나타냈다. 혁신안이 당내 계파 갈등을 극복해 당 통합을 이루는 데 미흡하다는 취지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을 통해 "구체적 입장은 마지막 혁신안이 발표되고 난 이후 하겠다"면서도 "그동안 혁신위가 국민적 관심사를 모으거나 아니면 국민들에게 '아, 맞다 저거다' 싶게 핵심을 찌르는 혁신안을 발표하진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안 전 대표의 혁신위에 대한 평가를 긍정적으로 본다"며 "더 혁신해야 하는데 혁신하지 못한 게 너무 많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어떤 입장이라도 당을 둘러싼 것에 대해서는 토론을 하고 입장을 내놔야 한다"며 "계파들의 입장이 해소되지 않은 채 총선에 대한 통합된 방법, 통합된 전략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조경태 의원은 "민주주의가 모든 비판을 담아낼 수 있도록 해야 혁신안이 되는 것"이라며 "김상곤 위원장이야말로 무례한 모습을 보이지 말고 혁신안 후반 작업이나 잘 마무리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위가 마치 공천제도를 앞두고 기준을 만드는 제도개선 위원회처럼 비치고 있다"며 "혁신위가 당을 향한 민심 이반의 핵심 원인인 당 대표의 거취 문제와 함께 계파청산에 대한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석근기자 feelsogood@inews24.com 사진 조성우 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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