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외산 일색이던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시장에 '국산화 바람'이 불고 있다.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는 오라클을 중심으로 한 외국계 기업들이 성벽을 쌓고 있는 이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어떤 균열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DBMS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점유율은 매년 조금씩 올라 지난해 처음으로 두 자릿수(10.4%)를 기록했다. 그러나 나머지는 89.6%는 모두 외국계 기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화 바람에 대해 "아직은 작지만 뚜렷한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티맥스 '끌고', 알티베이스 '밀고'
국산화 바람을 이끌고 있는 기업은 티맥스소프프(대표 장인수)다.
티맥스소프트에 따르면 외산 DBMS를 사용하는 고객이 '티베로(제품명)'로 교체한 건수는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총 75건이다. 지난해에만 49건으로 이중 공공기관이 23건을 차지한다.
수자원공사(k-water), 우정사업본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연세대학교, 방위사업청 등은 대부분 오라클의 DBMS를 사용하다가 티베로로 바꿨다. 티맥스소프트 관계자는 "'윈백' 건수가 2013년에 비해 지난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알티베이스의 경우 지난해 10곳의 공공기관에서 외산 DBMS를 걷어내고 자사 DBMS로 전환했다. 알티베이스 관계자는 "제조·통신·금융의 경우에도 윈백 사례가 6건"이라며 "정부통합전산센터의 SW 분리발주 사업을 통한 신규 도입과 윈백 사례도 꽤 있다"고 말했다.
◆국산 SW 장려 효과에 오라클 반감 더해진 결과
여기에는 정부의 국산 SW 장려 정책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오라클의 유지보수 정책에 대한 반감, 국산DB 성능향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알티베이스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경우 국산 SW 장려 정책에 따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티맥스소프트 관계자는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국산 DB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며 "사용자가 늘면서 성능도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오라클의 유지보수 정책은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유지보수 서비스를 구매할 경우 차기 SW 버전을 무료로 업그레이드 해주지만, 제품만 구매할 경우 새 버전을 쓰려면 그 동안 내지 않은 유지보수 비용을 한꺼번에 내야 하는 탓이다.
끼워팔기' 논란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는 오라클이 제재를 받을 경우 국산화 바람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라클의 심한 고객 압박이 '탈 오라클'을 가속화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국IDC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DBMS 시장 규모는 5천680억원으로 집계했다. 올해는 6천1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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