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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시간 넘은 남북 2+2 접촉, 합의 '첩첩산중'


朴대통령·與 원칙 강조 "사과와 재발방지, 물러설 일 아냐"

[채송무기자] 남북 고위급 2+2 회동의 이틀째 접촉이 20시간 넘게 마라톤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합의가 쉽지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우리 측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장관, 북한의 황병서 총정치국장, 김양건 대남비서가 3일째 '무박 협상'을 계속하고 있지만 진통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가 요구하고 있는 북한의 도발 인정과 재발방지에 대해 북한이 도발 자체를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대북 선전 방송의 즉각 중단을 남측에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 측은 도발 인정과 재발방지 없이는 대북 선전전의 중단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여권에서 이번에야말로 북한에 원칙을 지키는 분명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24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이번 회담의 성격은 현 사태를 야기한 북한의 지뢰 도발을 비롯한 도발 행위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가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며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안위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과거와 같이 북한이 도발 상황을 극대화하고 안보의 위협을 가해도 결코 물러설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매번 반복되어 왔던 이런 도발과 불안 상황을 되풀이 하지 않으려면 확실한 사과와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정부는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고 확성기 방송도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

여권인 새누리당에서도 강경한 목소리는 이어졌다. 김무성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분단 이후 북의 무력 도발을 막는 유일한 길은 단호한 응징"이라며 "무력 도발의 싹이 보일 때마다 가차없이 자르고 열배 백배 응징할 때 북한은 무력도발을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북한은 앞에선 대화와 평화, 뒤에선 남남갈등을 유발하며 무력도발에 대해 사과도 재발방지 약속도 없이 흐지부지 넘어가곤 했다"며 "무력시위를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북한의 행동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도 "협상 당사자들은 이번에는 사과와 재발방지의 원칙을 훼손하면 안된다"며 "이런 원칙을 훼손할 경우 우리 국민들의 쌓인 분노를 감당할 방법이 없다. 이 범위 내에서 인내를 가지고 회담에 임해달라"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한편 북한은 분단 이후의 많은 도발에서 대체적인 유감 표명을 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지난 1968년 청와대 습격사건 이후인 1972년 김일성 주석은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 만난 자리에서 "대단히 미안한 사건으로 그때는 나도 몰랐다. 우리 내부의 좌경 맹동분자의 소행"이라고 대략적인 유감을 표명했다.

1996년 9월 강릉 무장공피 침투 사건 때는 초기에 부인하다 3개월 후 깊은 유감 방침을 보였다. 북한은 사건 6일 후 인민무력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정상적 훈련 중 좌초됐으며 잠수함과 승조원을 무조건 송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후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막심한 인명피해를 초래한 잠수함 사건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고 했다.

북한의 전례를 볼 때 이번에도 직접적인 사과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이번 도발은 과거와 달리 우리 정부와 여권의 강경한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남북이 고위급 회담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 5.24 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합의까지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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