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정부의 올해 세법개정안이 청년 고용을 늘리면서 소비는 진작시키고, 수출과 투자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기획재정부는 6일 당정 협의를 거쳐 저성장 탈피와 청년 고용절벽 완화 등을 위해 경제활력 제고와 민생안정에 역점을 두면서, 공평과세와 조세제도 합리화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2015년 세법개정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청년 일자리 창출하고 소비 진작에 방점
청년 일자리와 관련해서는 새 일자리 창출과 함께, 이미 취업한 청년들에게는 소득을 높여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청년을 새로 고용한 기업에는 1인당 500만원(대기업 250만원)의 세액공제를 해주는 청년고용증대세제가 신설된다. 올해부터 3년간 시행된다.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고령자·장애인에 대한 소득세 감면율은 3년간 50%에서 70%로 인상한다(2018년 말까지). 또 청년 등 고용 인원이 증가해도 소기업 세제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소기업 판단기준에서 근로자수는 제외하고 매출액만 보기로 했다.
청년 상시근로자의 임금을 올려준 기업에는 기업소득환류세제상 우대도 해준다. 현재는 임금증가액의 1.0배 수준이지만 세법개정 후에는 청년 상시근로자의 임금증가액의 1.5배를 우대한다.
창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방안으로는 창업하는 자녀에게 부모가 증여한 자금에 대해서는 과세이연 범위를 확대해주고, 소득세와 법인세를 5년간 50% 면제해 주는 창업 중소기업 세액감면 적용 대상도 2018년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한 소비진작을 위해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 사용액 증가분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앞으로 1연간 현행 30%에서 50%로 높이고 대용량 가전제품, 녹용, 로열젤리, 향수에 대한 개별소비세는 폐지하며 가구, 사진기, 시계, 가방, 모피, 융단, 보석, 귀금속에 대한 과세 기준가격은 기존 2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외국인 관광객 확대를 위해서는 의료관광용역에 대한 부가세 사후환급제도와 일정금액 이하 쇼핑시 사전면세 혜택도 주기로 했다.
문화·예술산업 활성화 차원에서 기업의 문화접대비를 일반한도의 10%에서 20%로 확대하고, 비용인정 대상도 관련 입장권뿐 아니라 기업이 직접 개최하는 공연 등 행사비로 넓힌다.
늘어난 해외직구 활성화를 위해 소액관세 면제 대상을 확대하고 통관절차 간소화 한도도 높이기로 했다.
◆수출 및 투자 활성화하고 구조조정 뒷받침
수출 지원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수입시 세관에 납부하는 부가가치세를 세무서에 부가가치세 신고시까지 유예한다. 이렇게 하면 수입 부가세 납부가 최소 40일 이상 유예돼 그 기간 동안 자금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또한 수출 등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물품의 수출용 원재료도 관세를 환급 받을 수 있도록 환급기간을 최대 2년에서 3년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해외투자 활성화 차원에서는 해외주식 매매 및 평가·환차익에 대해 비과세하는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를 한시적으로 도입한다. 납입금액은 1인당 3천만원까지이며, 해외주식에 60%이상 투자하고 2017년까지 가입할 수 있다.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개인이 특허권 등 산업재산권을 벤처기업에 현물출자하는 경우 세제지원을 해주기로 했다. 현재는 현물출자시 기타소득으로 과세되지만 세법 개정후에는 현물출자시 과세하지 않고 취득한 주식 양도시 양도소득으로 과세이연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엔젤투자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R&D 지출액이 연간 3천만원 이상인 창업 3년내 기업을 엔젤투자 소득공제 대상에 추가하고 사회기반시설(SOC) 확충, 설비투자 지원 및 중소기업 투자촉진 등을 위해서는 올해 일몰도래하는 조세지원을 계속 적용키로 했다.
정부는 이밖에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발적으로 구조조정할 할 경우 세제를 지원하고, 벤처창업과 기술이전 활성화를 위해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의 합병·주식 취득에 대한 세제지원 요건을 오는 2018년까지 완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업종전환을 추진하는 경영애로 중소기업에도 관련 세제지원 요건을 완화해주고, 올해 일몰도래하는 구조조정 관련 지원제도도 계속 지원을 하기로 했다.
◆ 근로자 재산형성 등도 지원
올해 일몰되는 재형저축 비과세와 소득공제장기펀드 특례를 대신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 도입한다. 이는 하나의 계좌에서 예·적금,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편입․교체해 운용하는 것으로, 만기 인출시 이자·배당소득에 대해 발생소득 200만원까지 비과세하는 것이 특지이다.
금융소득종합과세대상자를 제외한 근로소득 또는 사업소득이 있는 사람이 대상이며 연간 2천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고 의무가입기간은 5년이다(급여 2천500만원 이하 근로자나 소득 1천600만원 이하 사업자는 3년).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지원도 확대한다. 소득세·법인세를 일반임대로 4년이상 임대하면 30% 깎아주고, 준공공임대 및 기업형임대인 경우 8년 이상 임대시 75%까지 감면해준다. 장기보유시 특별공제도 일반임대시 매입과 건설임대 모두 10년보유시 최대 40%까지로 해주고, 준공공임대 및 기업형임대시 8년에 50%, 10년에 70%로 정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지원을 위해 근로소득증대세제 적용시 정규직 전환 근로자의 임금증가액에 대해 10%(대기업 5%) 추가 세액공제도 신설한다. 또 내년말까지 중소기업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1인당 200만원의 세액공제를 적용한다.
이번 세법개정에서는 종교소득 과세체계도 개편됐다. 이에 따라 종교소득을 소득세법에 명시하고, 종교단체의 원천징수를 선택 허용한다.
◆올해 세수효과 1조892조 원
한편 정부는 올해 세법개정에 따른 세수효과가 연간 1조892억 원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 청년고용 증대세제 신설,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 신설 등은 세수 감소요인이었으나, 업무용 승용차 과세 합리화, 고소득자 신용카드매출세액공제 제외, 부가가치세 매입자 납부특례 대상 확대 등 세수 증가 요인의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서민과 중산층, 중소기업의 세부담은 1천525억 원이 줄었지만 고소득자와 대기업의 세부담은 1조529억 원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이번 세법개정방침에 따른 개정대상 16가지 법률에 대해 7일부터 26일까지 입법예고 기간을 거쳐 9월초 차관·국무회의에 상정해 논의한 후, 9월11일까지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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