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여야가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는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 참여정부 당시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두 차례의 특별사면을 받은 것을 두고 '2라운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야권은 이완구 국무총리 사의 표명 이후 '성완종 리스트 8인'에 대한 공세 강화에 나섰지만, 여권이 참여정부의 성 전 회장 특별사면 특혜 의혹 제기로 역공에 나서면서 공방전이 뜨겁다.
특히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참여정부에서 성 전 회장을 사면할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을 맡았던 새정치민주연합 문대인 대표가 책임회피성 발언을 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국정조사를 열어야 한다고 총대를 맸다.
권 의원은 22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성 전 회장이 노무현 정부 시절 두 차례에 걸쳐서 사면을 받은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고, 노무현 정부로부터 큰 은혜를 받은 것"이라며 "특히 두 번째 사면의 경우 법무부에서 사면 불가 의견을 피력했지만 당시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회의를 6일 연기하면서까지 특별사면을 실시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권 의원은 "성 전 회장의 첫 번째 사면 때는 문 대표께서 민정수석이었고 두 번째 사면 때는 비서실장이었다"며 "그런데 문 대표는 이 문제가 불거지자 '사면은 법무부의 업무일 뿐'이라고 하면서 선긋기에 나섰다. 해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고, 청와대가 주도하는 것이며 법무부는 보좌할 뿐"이라면서 "잘못이나 허물에 대해 솔직하게 인정하고, 당시 두 번에 걸친 사면이 지나친 특혜였지만 금전 거래는 없었다고 밝히면 되는데 (문 대표의 발언은) 너무 무책임하다"고 날을 세웠다.
야권에서 성 전 회장의 두 번째 특별사면이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원회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맞서자, 권 의원은 "MB인수위원회 구성과 사면업무의 시간적 간격을 봤을 때 (야권의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오히려 "(노무현 정부가 특별사면에 관여한) 결정적인 증거를 갖고 있다"면서 "문 대표의 답변에 따라 (증거의) 공개 여부를 정하겠다"고 압박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의원은 이날 같은 라디오에 출연해 "(권 의원이) 증거를 가지고 있다면 정정당당하게 제시하고, 의혹이 있다면 국정조사를 하면 된다"면서 "왜 문 대표를 끌고 가는지 전혀 이해를 할 수 없다"고 맞대응했다.
이 의원은 2007년 이명박 당선인 비서실에서 활동했던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이 "MB 핵심인사가 성 전 회장 사면을 특별히 챙겼다"고 한 인터뷰 내용을 언급하며 "권 의원이 이런 얘기를 하려면 먼저 집안단속이라도 제대로 해서 말이라도 맞춰놔야할 것"이라고 역공을 취했다.
그는 "두 번째 특별사면이 이뤄진 바로 다음 날 성 전 회장이 바로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원으로 발표됐다"면서 "상황을 종합해 볼 때 그 당시에 인수위가 성 전 회장 특별사면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야기가 안된다"고 몰아세웠다.
이 의원은 현재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특별사면 의혹으로 포커스가 옮겨지는 현 상황과 관련해 "성완종 리스트 8명 중 이 총리 이름 외 나머지 7명은 사라진 상태에서, 그와 전혀 관계가 없는 특별사면 부분만 문제가 되는 것은 이 사건의 본질을 훼손시키는 것"이라고 여권을 비판했다.
이어 "지금 핵심은 검찰수사냐 특검이냐가 아니라 당장 증거를 확보하고 증인 확보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영은기자 eun0614@inews24.com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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