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최근 한중 FTA 체결 후 중국 온라인 시장에 대한 정부의 지원활동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한국 온라인몰들의 중국 진출도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는 이들이 중국 시장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적극 돕겠습니다."
지난 해 연매출 1천100억 원, 직원 수 246명. 강철용 에이컴메이트 대표가 중국에 진출한 지 7년만에 이룬 성과다.
그는 현재 글로벌 판매 플랫폼 '더제이미'와 글로벌 구매 대행 플랫폼 '고우포우'를 비롯해 난닝구·체리코코·레드오핀 등 국내 유명 여성의류 쇼핑몰 90여 개의 판매·운영 대행도 하고 있다.
◆500만 원어치 옷으로 中서 '우뚝'
여러 번의 실패를 통해 자수성가의 꿈을 이룬 강 대표는 사업 초기에는 모든 일이 순탄치 않았다. 인테리어 시계, 액세서리 팔찌 등 중국 저가 상품을 구매해 국내 오픈마켓에서 팔던 그는 몇 가지 아이템으로 도전했지만 결국 재고만 남기고 회사 문을 닫아야만 했다.
이후 강 대표는 한 중국 여직원이 한국 옷에 흥미를 보이는 것을 보고 힌트를 얻어 이를 중국에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지난 2006년 서울 동대문 시장에서 500만 원 어치 옷을 사들고 무작정 중국으로 건너와 팔기 시작한 것이 지금의 에이컴메이트를 세우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강 대표는 "중국에서 외국인이 창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며 "창업 초기인 2008년에는 한국 온라인 쇼핑몰이 잘되고 있어 이들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도 걸림돌이 됐다"고 회상했다.
'위기가 곧 기회'라고 생각한 강 대표는 당시 배송시간, 주문상태, 제품 정보 등을 경쟁업체보다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이 회사의 온라인 쇼핑몰 제이미닷컴은 중국에서 인기 있는 한국 패션 웹사이트로 꼽힐 만큼 급성장했다.
강 대표는 "중국 시장 진출 초기에는 주변에서 응원보다 우려하는 분들이 더 많았다"며 "때마침 한류 열풍이 중국 전역에 빠르게 확산되면서 유행에 민감하고 구매력을 갖춘 젊은 층들이 한국 패션에 관심을 갖게 돼 기회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한류 열풍으로 사업에 급물살을 타게 된 강 대표는 현지 대기업들의 러브콜도 많이 받았다. 이 중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도 '한국관(패션 브랜드 부문)'을 독점 운영해달라고 손을 내밀었다.
강 대표는 "한국관은 중국에 진출한 한국 브랜드만 판매할 수 있어 해외 직판 사업을 하는 우리에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며 "이 때의 실패를 바탕으로 중국에 진출한 한국 브랜드들의 '온라인 운영 대행 서비스' 업무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일부 아이템을 직접 판매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중화권을 넘어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지난 해 미국에 이어 올해 독일에 지사를 설립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 적극 진출할 계획"라며 "글로벌 커머스 플레이어들로부터 많은 협력 제안도 오고 있어 올해는 작년보다 50% 이상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업체 中 진출 위해 통관·물류 문제 해결 급선무"
최근 한중 FTA 체결 이후 국내 온라인몰들의 중국 진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강 대표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들 업체들에게 몇 가지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특히 중국과 한국의 온라인 쇼핑 시장 환경의 차이점으로 '알리바바 그룹의 영향력'을 먼저 꼽았다. 이 때문에 독립 사이트들의 마케팅 활동을 통한 유입과 자금투자 대비 수익률 수치는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유니클로, 자라, 버버리 등 글로벌 브랜드들도 중국시장에선 유독 알리바바의 플랫폼 안에서 상점을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며 "중국은 쯔푸바오, 콰이치엔 등 전자화폐를 사용하는 등 한국과 결제 체계가 다른 것도 유의해야 할 점"이라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중국 고객들이 온라인 구매 시 채팅을 통해 궁금한 점을 물어보거나 물건 가격을 흥정하는 등의 소비 성향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 온라인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메신저 상담서비스를 꼭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 대표는 "상품의 상세 정보나 콘텐츠 등도 중국어 번역을 통해 고객에게 제공해야 한다"며 "검색을 통해 고객이 유입되는 중국 시장을 겨냥하기 위해서는 검색 엔진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바이두를 활용해 브랜드를 노출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 철폐로 한중간 온라인 무역거래가 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정부도 물류와 통관 문제를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물류처리 단계별 시스템화, 관세부과 체계, 현실적인 물류비 책정 등을 위해 구체적인 실행방안 협조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